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신세계그룹의 자금흐름과 관련한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그룹 계열사 당좌계좌에서 발행된 수표가 현금화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이는 비자금 조성 가능성과도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신세계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된 것으로 당시 검찰은 별도의 수사팀까지 꾸렸지만 정부의 '경제살리기' 기조 속에서 수사가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정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특수1부의 신세계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신세계 뿐만 아니라 동부그룹도 수사망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그룹 내 계열사들로부터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검찰은 김 회장이 장부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부외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중 상당액을 김 회장의 자녀들에게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일련의 기업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동향에 대해 일상적인 업무의 일환이라며 지나친 의미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신세계의 FIU자료는 이미 1년 전부터 살펴봤던 사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동부와 관련된 의혹은 지난해 금조2부에서 살펴보다 인사가 나자 올해 신설된 공정거래조세조사부로 넘어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완구 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선언 이후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검찰발 재계사정 소식이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실제로 SK 최태원,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재계수사에 열을 올렸던 검찰이 정부의 경제살리기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재계수사에서 사실상 손을 뗐던 것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필두로 대대적인 인사 뒤 짜여진 새로운 검찰조직이 전방위적인 재계사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은 올해 초부터 법조계에 파다하게 퍼졌었다.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사는 포스코건설에 대한 수사로 시작된 사정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신세계, 동부그룹은 물론 서울중앙지검에서 상당수의 재계의혹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