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장외 신경전도 코트 내 경기 못지 않게 치열하다. 특히 원정 관중석을 놓고 두 팀 프런트가 갈등 양상을 빚었다.
발단은 오리온스의 홈 고양에서 열린 3, 4차전이었다. 특히 14일 4차전이 그랬다. LG 원정 팬들이 제대로 자리를 찾지 못해 일단의 소동이 벌어졌다. 사전에 두 구단이 합의한 좌석수(1000석) 외에 창원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100여 명 팬들의 자리가 없었다.
당초 12일 3차전은 평일 저녁 7시에 펼쳐져 1000석으로 LG 팬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차전은 주말에 열려 더 많은 원정 관중이 몰린 것이었다. LG는 부랴부랴 오리온스 측에 이들에 대한 좌석을 요청했으나 이미 매진된 뒤였다. 입석도 300석이 팔렸다.
이에 LG는 양 쪽 골대 뒤편 3층 자유석에 설치돼 있는 대형 광고 현수막을 걷어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리온스는 광고주와 계약 사항인 만큼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서 보는 원정 관중이 생겼고, 현장 진행 요원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두 팀 관계자들은 관중석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서운한 LG, 억울한 오리온스
LG로서는 서운했다. 원정 응원석 1000석도 나뉘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다 자리 없이 우왕좌왕한 팬들이 안쓰러웠다.
LG 팬들은 고양실내체육관은 대형 광고 때문에 1000석을 온전히 배정할 공간이 나오지 않아 세 군데에 흩어져 앉았다. LG 관계자는 "팬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고 했다.
오리온스도 억울할 만한 일이다. 사전에 구장 사정을 LG 쪽에 설명해 응원석 배정에 대한 합의를 마친 상황. 매진된 가운데 받은 추가 인원에 대한 조치까지는 어려웠다.
그래도 해결책을 찾아봤지만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가 되고 말았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LG와 얘기가 끝난 가운데 관중이 더 와서 우리도 당황스러웠다"면서 "어쨌든 상황이 저렇게 돼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시공간적 요인도 있다. 가족 팬들이 몰리는 주말인 데다 고양은 LG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있는 파주 인근이라 사람들이 더 왔다.
▲LG "그래도 보복은 없다"…오리온스 "고맙다"
당초 LG는 16일 홈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종 5차전에서 원정 응원석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 "오리온스 응원석을 마련해주지 말자"는 격한 의견까지 나왔다. 10개 구단이 합의한 원정 응원석 규정(전 좌석의 4분의 1 확보) 위반까지 감수하자는 것이었다.
여기에 고양에서처럼 골대 뒤편이 아닌 사각지대로 원정 응원석을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LG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 때 골대 뒤편에 오리온스 응원석을 배정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우리 팀 선수 자유투 때 야유하는 것이 걸리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원정 응원석은 그 자리여서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LG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1, 2차전과 동일하게 오리온스 응원석을 배정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고양에서의 일은 유감이나 모처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의 관심을 모은 PO가 장외 신경전으로 망쳐지는 일은 막자는 취지에 모두들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리온스도 화답했다. 구단 관계자는 "고양에서는 의도와 관계 없이 다소 미안하게 일이 벌어졌다고 LG 쪽에 얘기했다"면서 "LG가 대승적 차원에서 큰 결정을 내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 일이다. 어느 구단이 이기든, LG-오리온스의 PO 5차전은 명승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