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만났다. 윤정환 감독은 "여기서 골을 좀 많이 넣었다. 데뷔전도 이곳에서 치러 이겼다"고 의미를 부여하자 황선홍 감독은 "나는 현역 때 (맞대결에서) 진 적이 없다"며 반격했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주 홈 개막전에서 FC서울을 2-0으로 누른 뒤 "황새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황선홍 감독은 '쿨(cool)'하게 받아줬다.
그는 "후배들의 도전이 의미있는 것 같다.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쿨'하게 받아줬다. "내게도 자극이 됐고 발전의 계기가 된다. 나 역시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결과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양팀은 이날 후반에만 5골을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울산이 4-2로 이겼다. 포항으로서는 후반 두 차례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 뼈아팠다.
황선홍 감독은 "2~3골 정도를 실수로 인해 실점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면서 "없는 결과로 생각하고 싶다. 다음에 만나면 홈이든 원정이든 제대로 준비해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반격을 다짐했다.
윤정환 감독은 '황새'를 잡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더욱 더 통쾌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씁쓸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아마도 황선홍 감독이 이 말을 들으면 더욱 독기를 품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윤정환 감독은 결과는 만족하지만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고 밝혔다. "동해안 더비가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하다보니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의욕이 앞서다 보니 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았다. 시작할 때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 스틸야드에는 2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입장해 만원 사례를 이뤘다. 동해안 더비는 역시 K리그의 대표적인 흥행 카드 중 하나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과 윤정환 감독의 선후배 경쟁 의식이 더해져 앞으로 맞대결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