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더 크게 이겼어야" vs 황선홍 "없는 결과"

'독수리(FC서울 최용수 감독)'를 잡은 울산 현대의 윤정환 신임 감독은 다음 목표로 '황새'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황새'는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의 별명이다. 올해 K리그 클래식은 40대 초반 감독의 패기와 과감한 도발이 이슈다. 장외 설전이 어느 때보다 흥미롭다.

윤정환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만났다. 윤정환 감독은 "여기서 골을 좀 많이 넣었다. 데뷔전도 이곳에서 치러 이겼다"고 의미를 부여하자 황선홍 감독은 "나는 현역 때 (맞대결에서) 진 적이 없다"며 반격했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주 홈 개막전에서 FC서울을 2-0으로 누른 뒤 "황새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황선홍 감독은 '쿨(cool)'하게 받아줬다.


그는 "후배들의 도전이 의미있는 것 같다.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쿨'하게 받아줬다. "내게도 자극이 됐고 발전의 계기가 된다. 나 역시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결과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양팀은 이날 후반에만 5골을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울산이 4-2로 이겼다. 포항으로서는 후반 두 차례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 뼈아팠다.

황선홍 감독은 "2~3골 정도를 실수로 인해 실점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면서 "없는 결과로 생각하고 싶다. 다음에 만나면 홈이든 원정이든 제대로 준비해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반격을 다짐했다.

윤정환 감독은 '황새'를 잡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더욱 더 통쾌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씁쓸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아마도 황선홍 감독이 이 말을 들으면 더욱 독기를 품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윤정환 감독은 결과는 만족하지만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고 밝혔다. "동해안 더비가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하다보니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의욕이 앞서다 보니 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았다. 시작할 때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 스틸야드에는 2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입장해 만원 사례를 이뤘다. 동해안 더비는 역시 K리그의 대표적인 흥행 카드 중 하나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과 윤정환 감독의 선후배 경쟁 의식이 더해져 앞으로 맞대결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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