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은 "세금 쏟아부어 만든 게 이 따위냐, 욕밖에 안나온다, 정말 삼성이 만든 게 맞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로그인하려다 날 새…해도해도 너무 안돼 "해킹된 줄"

이 씨는 자신과 아내의 컴퓨터를 총 동원해 홈택스 PC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원활치 않자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시켰던 것.
하지만 모바일 앱에서 전산 오류는 계속됐다. 공인인증서에 비밀번호 등을 여러번 입력해도 계속 초기화면으로 돌아가거나 화면이 정지되는 등 버그가 심각했다.
이 씨는 "공인인증서에 비밀번호를 넣어야하는데 입력 버튼 자체가 작동이 안됐다. 겨우 입력하고 다음 칸으로 가면 입력했던 비밀번호가 사라졌다"며 "할 수 있는 건 취소버튼을 누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짜증을 냈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김진영(가명·33) 씨도 "국세청 앱 쓰다가 스마트폰 부숴버릴뻔 했다"며 "하도 안돼서 해킹된 줄 알았다"며 화를 참지 못했다.
잦은 출장과 회의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대부분 업무를 처리하는 김 씨는 "시간에 쫓겨 끼니도 거르기 일쑤인데 겨우 인증서 하나 등록하려다 중요한 회의 준비도 제대로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 "가입도 안되는데 만들어서 뭐할라고"… "세금 도둑" 오명까지

모바일 앱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국세청 앱의 평점은 대부분 별 다섯 개 중 겨우 한 개.
"로그인도 안되는데 뭣하러 만들었나" , "개편 전에 삼성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시험한 건지 궁금하다, 세금 도둑이다", "이런 것을 국가에서 쓰고 있다는 게 놀랍다"며 별 한 개조차 아깝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를 만든 삼성 SDS 측은 "우리가 만든 것은 맞지만 시스템 관련 문의는 국세청에 해달라"며 요청했다.
다만, "모든 시스템 개편 사업은 초기에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덧붙였다.
물론 PC마다 환경이 다른 것처럼 스마트폰 또한 사양에 따라 호환성이 달라 개개인마다 앱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기업에서 일일이 모든 사양에 맞춰서 앱을 개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지금이 시스템 안정화 기간이고 일부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는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최소한 공지나 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자영업자 이 씨는 "우리같은 사업자들은 시간이 돈이고 더구나 제 때 납부를 하는 게 중요한데,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든 앱을 쓰면서 왜 오류가 나는지도 모르고 그저 스마트폰만 붙들고 전전긍긍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을 늦게 내면 벌금을 내듯이 국민의 시간을 낭비케한 업체도 벌금을 내도록 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씨 또한 "시간 낭비는 보상도 받지 못한다"며 "연말 정산 때 낸 돈 이런 데 쓰지 마라. 힘들게 낸 세금으로 왜 이런 걸 만들어서 국민들 두 번 죽이는거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