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북실한 털, 보드랍고 긴 꼬리, 훌쩍 큰 키 등 낸시는 누가봐도 고양이지만 마을에 사는 쥐들은 '(낸시가) 고양이라면 이렇게 귀여울 리 없다'며 '북쪽에서 온 쥐가 분명하다'고 외친다.
엘렌 심이 트위터에 연재했던 그림을 엮은 만화 '고양이 낸시'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바보가 아닐까' 싶을 만큼 마을에 사는 쥐들은 하나같이 정 많고 착하다.
오빠 쥐 지미는 낸시에게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주고, 학교친구들은 낸시가 남들과 다른 외모에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한다.
특히 분홍색 리본 머리핀을 달고, 친구들보다 큰 자신이 너무 뚱뚱한 것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낸시의 모습은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도 있다.
고양이와 쥐의 종족을 초월한 가족애와 우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느껴져 외로운 사람에게 추천한다.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1만5천원 /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