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작가는 12일 "'킬미, 힐미' 측 주장의 논리적 모순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보도된 CBS노컷뉴스의 인터뷰에서 이충호 작가는 지난 1월 '킬미힐미'에 아이디어 도용 문제를 제기한 자세한 내막과 웹툰의 도용 피해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 날인 12일 한 매체는 '킬미, 힐미'의 집필을 맡은 진수완 작가가 이미 2008년 '아무도 모른다'는 가제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충호 작가는 "내 창작물인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2011년 작품이라는 말을 하며 시점을 문제 삼자 이제 와서 말을 바꾼 점에 전혀 부끄러움은 없는지 묻고 싶다"면서 "처음부터 2008년을 주장하지 않고 말을 바꾼 점은 의심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웹툰 입문작인 '무림수사대'의 창작 시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충호 작가는 "당시 '무림수사대'와 '지킬박사는 하이드씨' 두 작품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무림수사대'를 선택했었다"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원안은 웹툰 연재 준비 당시인 2006년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 있는 창작자라면, 창작물의 시작을 원안을 쓴 시점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적으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발표시점과 '킬미, 힐미'의 발표시점은 명백하게 4년이라는 차이가 난다. 원안 시점으로 내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허무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곧바로 이어진 반박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충호 작가는 "처음 대응한 나의 순수하고 고민스러운 인터뷰에 이런 식의 무의미한 주장으로 반박하는 것은 서로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유사한 핵심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물을 내가 만든 이후에 '킬미, 힐미' 측에서 만든 것이 사실이고, 법적인 지점을 떠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웹툰계와 드라마 및 영화계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개인 만화가 이충호로서, 또 만화가들을 대표하는 단체장의 입장으로서, 현재 웹툰과 영상물의 좋은 관계에 나쁜 선례나 사례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며, '킬미, 힐미' 측에 더는 무의미한 주장과 반박 기사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부탁 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이충호 작가의 공식 입장 전문이다.
먼저 '킬미힐미' 측 주장의 논리적 모순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다.
첫째, 지금까지 계속 2012년 기획을 주장하다가, 내가 나의 창작물인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2011년 작품이란 말을 하며 시점을 문제 삼자 이제 와서 앞의 말을 바꾼 점에 전혀 부끄러움은 없는지 묻고 싶다. 처음부터 2008년을 주장하지 않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꾼 점은 상황을 더 구차하게 만들고 의심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나는 2007년 '무림수사대'를 통해 웹툰에 입문했다. 웹툰 입문 당시 '무림수사대'와 '지킬박사는 하이드씨' 두 작품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무림수사대'를 선택했었다. 나 역시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원안은 웹툰 연재 준비 당시인 2006년에 나왔으며 보여줄 수 있는 근거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원안 준비 역시 내가 2년이 더 빠른 게 아닌가?
셋째, 상식 있는 창작자라면 창작물의 시작을 원안을 쓴 시점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적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발표 시점과 '킬미힐미'의 발표 시점은 명백하게도 4년이라는 차이가 난다. 이것 만이 팩트이고 근거가 될 것이란 걸 '킬미힐미' 측은 정말 모르는가?
원안을 만든 시점을 가지고 내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건 '난 이거 초등학교 때 구상한 거야' 만큼 무의미하고 허무한 주장에 불과하다.
마무리를 하자면, 더 이상 상황을 악화 시키지 않고, 소송 등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만화계의 전문가들과 많은 논의를 통해 되도록이면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 자중하고 자중하다가 처음으로 대응한 나의 순수하고 고민스러운 인터뷰에 이런 식의 무의미한 주장으로 다시 반박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유사한 핵심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물을 내가 만든 이후에 '킬미힐미' 측에서 만든 게 사실이고, 그렇다면 분명히 법적인 지점을 떠나서 도덕적으로 '킬미힐미'에 문제가 있는 것을 부정할 순 없는 것이다.
나의 합리적 의심과 달리 '킬미힐미' 측에서 내 작품을 보지 않았다면, 같은 창작인으로서 개인적으로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겉으로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관계가 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킬미힐미' 측도 유감스러운 지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만화가 이충호 씨도 이런 부분은 조심해주었다면 상호 좋지 않았겠느냐, 앞으로 만화계도 이런 부분은 성숙하게 대응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성숙한 태도로 상황을 마무리 짓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또 다시 이런 식으로 '원안은 2008년'이란 무의미한 주장을 하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고, 그런 행위에 대응해 나 역시 다시 유감을 표명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상당히 마음 아프고 안타깝다.
앞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개인 만화가 이충호로서, 또 만화가들을 대표하는 단체장의 입장으로서, 현재 웹툰과 영상물의 좋은 관계에 나쁜 선례나 사례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며, '킬미힐미' 측에 더는 무의미한 주장과 반박기사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부탁 드린다.
더불어서 자본의 힘이 있다는 이유로, 연예부 기자들을 통해서 기사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격적인 언론플레이를 하는 행위를 자중해주길 부탁 드린다.
2015년 3월 12일 이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