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상 변화주기 위해 굴뚝 내려와
-김정욱 사무국장, 병실에서 구금상태
-티볼리 대박, 아난드 회장약속 지켜야
-이일유 사장, 희생자 사과 안한것 유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창근 (굴뚝 농성 중인 쌍용차노조 정책기획실장)
쌍용자동차 노동자 해고문제 해결을 위해서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의 굴뚝 위로 올라갔던 두 노동자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쌍용차 노조의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인데요. 그런데 바로 어제 김정욱 사무국장이 농성을 마치고 89일 만에 굴뚝 밑으로 내려와 땅을 밟았습니다. 이제 쌍용차 굴뚝 위에 남아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 되었는데요. 90일째 70m 굴뚝 위에 홀로 남아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 지금 들어보겠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차노조의 정책기획실장입니다.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창근> 네, 오랜만입니다.
◇ 박재홍> 지난해 12월에 뵀었죠?
◆ 이창근>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지금 90일째 계시는데 몸은 괜찮으신가요?
◆ 이창근> 몸 괜찮고요. 또 그리고 지금은 말씀하신 것처럼 혼자인 걸 알고 박재홍 앵커께서 말씀 걸어주셔서 거짓말 조금 보태면 눈물 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제 동반자로서 함께했던 김정욱 사무국장이 농성 89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갔는데 굴뚝을 내려오게 된 이유는 뭔가요?
◆ 이창근> 우선 교섭이 1월 29일부터 시작했거든요. 실무교섭이라는 이름으로 5번, 본교섭이라는 이름으로 1번으로 총 6번이 진행이 됐는데요. 분명히 뭔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요. 무르익고 있다고 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금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요. 그렇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들은 노조든 사측이든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측면에서 사무국장이 작은 부싯돌,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판단을 하셨던 것 같고요. 위에서 버티는 건 뭐 그냥 누구나 할 수 있죠. 89일째 굴뚝위에 있었는데 누구나 함께 끝내고 또 이겨서 내려가는 걸 원하죠. 그게 다 사람 심리인데요, 그 작은 것조차도 버리고 내려가겠다고 결단한 사무국장이 저보다 나이가 많지는 않습니다마는 또 직책도 사무국장이다 보니까 전체를 아우르는 눈과 판단이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노사교섭이 어느 정도 무르익고 있다는 말씀인데...
◆ 이창근> 아니요. 오히려 내용의 진전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내용의 진전인가가 중요하잖아요. 26명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라는 문제가 걸림돌로써 작용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는 김정욱 사무국장이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게 어떻겠는가라는 본인의 판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굴뚝에서 내려가셨는데 김정욱 사무국장이 바로 병원으로 가셨잖아요. 지금 건강은 어떻습니까?
◆ 이창근> 직접 통화를 못했습니다. 지금 경찰이 상주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거의 감금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법적으로 보면 지금은 구금상태가 맞습니다. 경찰이 옆에 그냥 상주하는 것이 아니고 소위 유치장 안에 갇혀 있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몸이 좋지 않아서 병실에 있을 뿐이지 법률적 용어로는 구금상태라는 얘기고요. 따라서 많은 해고자들이 병실 바깥에 있지만 자유롭게 면회가 되지 않고,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유치장 안에 있기 때문이라 구금상태로 보시는 것이 정확한 것 같고요. 건강은 좋을 리가 없죠. 건강이 안 좋음에도 빨리 최종식 부사장, 사장 내정자를 만나서 이 문제를 풀어보겠다, 푸는 데 조금이라도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의견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이창근> 입장차가 좁혀지고는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그 입장이 다른 입장이 아닌가 싶어요. 뭐냐하면 26명 희생자 명예회복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측에서 보기에는 노조의 요구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달리 보면 이 문제가 회사 입장에서도 쌍용자동차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새롭게 거듭나는 좋은 계기로 갈 수 있는 요구안일 수 있거든요. 그 부분을 아직 회사가 이해를 못하시는 게 아닌가하는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습니다.
◇ 박재홍> 26명의 명예회복은 뭘 말씀하시나요?
◆ 이창근> 지금 쌍용자동차 7년의 과정에서 26명이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을 어떻게 반듯하게 살려낼 것인가라는 것이 노사 모두의 공동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살려낸다고 하는 게 죽은 사람 살려낼 수 없으니 이분들을 어떻게 기릴 건가. 그래서 더 이상의 재발 방지를 막고 이런 분들이 더 발생하지 않게끔 만들기 위해서는 쌍용자동차가 그리고 노조가 어떤 역할과 어떤 기구와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 건가를 사회에 이야기하고 사회가 이것에 응답을 하는 것. 이것이 명예회복의 첫 출발이 아닌가 싶은데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도 신차 티볼리 출시를 앞두고 '만약에 성공적으로 판매가 되면 해고자를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 이런 말을 했었는데. 현재 티볼리가 잘 팔리고 있잖아요. 누적 계약대수가 1만대가 돌파를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뭐랄까요.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도 드실 것 같아요.
◆ 이창근> 당연히 듭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데. 다만 지금 '티볼리가 잘 팔린다면'이라는 전제가 없어진 거잖아요. 잘 팔린다가 아니고 현재 잘 팔리고 있고요. 대통령 어록을 여기에 인용한다면 '대박'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 말을 지금의 맥락에서 다시 재구성해야 하는데 어떻게 재구성돼야 하냐면 '티볼리가 대박이 났으니 해고자는 물론이고 희망퇴직자라든지 쌍용자동차에서 나갔던 분들을 어떤 방식으로 복귀시킬 건지를 우리는 고민을 하겠다'로 나오는 게 맞죠. 그런데 계속 아난드 회장의 그 말을 자꾸만 반복하는 것은 회사가 티볼리를 더 팔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지, 그리고 앞으로 또 디젤 차량이 나올 거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디젤 차량에 대해서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더 이상 사주지 말라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티볼리는 대박이 났지만 회사는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
◆ 이창근> 그래 보이죠.
◇ 박재홍> 이제 이일유 사장님이 이번 달 말에 임기가 끝나고 신임 최종식 사장이 내정할 텐데. 그분은 기본적 입장이 뭔가요?
◆ 이창근> 기본적 입장은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일유 전 사장께서 오늘 언론 미팅을 하실 것 같아요. 그동안 7년의 공과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소회하면서 언론 기자분들을 모셔놓고 얘기하는 자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좋은 일 많이 했죠. 티볼리 성공적으로 냈고. 또 파업 이후에 그나마 안정적으로 현장을 관리했고, 회사가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 주신 점. 저도 해고자이지만 높게 평가를 드립니다. 그거에 대해서 추호의 다른 반론은 없다고 보고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죠. 해고자 문제라든지 26명의 희생자에 대한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특히 26명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인간적으로 섭섭한 점입니다.
◇ 박재홍>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 웃으면서 내려오는 날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창근> 고맙습니다.
◇ 박재홍>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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