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서 시장경제 뿌리내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 그건 대북제재때문이 아니라 2002년 7.1 조치때문
- 시장경제 뿌리내리게 한 건 북한 박봉주 총리
- 시장경제&부정부패로 붕괴? 북은 이미 10년 견뎌냈다
- 비상계획 있을 수 있지만 공개하는 것은 잘못
- 북, 강하게 반발하고 당분간 교류 하지 않을 수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11일 (수)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세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네, 정확하게 정종욱 민간부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져 있는데 '통일 과정에는 여러 가지 로드맵이 있으며, 비합의통일이나 체제통일을 위한 팀이 우리 조직에 있다' 이 내용 우선 어떻게 해석하세요?
◆ 정세현> 깜짝 놀랐어요, 우선, 해석 전에, 해석하기 전에 깜짝 놀랐어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지만 굉장히 발언에 신중한 분입니다. 그래서 이게 혹시 보도상에 무슨 문제가 있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다시 읽어봤어요. 그랬더니 따옴표 안에 그 얘기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이렇게 되면 직접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얘기인데, 이게 무슨 왜 이런 말씀을 하셨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만약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게 앞으로 남북관계는 정말 어려워지겠구나. 그게 어떤 점에서는 대비를 전제로 그런 것을 하고 있다는 그 이야기도 거기에 있대요? 이렇게 되면 밖에다 얘기를 안 하는 조건으로 그걸 운영했다, 이거는 앞으로 정부와 청와대가 됐든 통일부가 됐든 통일준비위원회가 됐든 설명을 해도 북쪽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국민들도 이제 믿지 않을 거다, 앞으로는 그야말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통일문제에 관한 한 믿지 않을 그런 사건입니다. 참 이거…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것처럼 이런 말도 했어요. '통일준비위는 평화통일을 전제로 한 조직이지만 밖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최근 북한 내부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북한을 움직이는 것은 당국이 아니라 시장이다, 북한 내부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고 시장경제와 부정부패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발언들 즉 조금 해석하면 시장경제, 부정부패 확산되면 북한체제가 붕괴하고 그러면 흡수통일 되는 것 아니냐. 그걸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말인 거죠?
◆ 정세현> 네, 그런 이야기죠. 물론 그분이 꼭 그런다고 해서 체제가 붕괴되는 게 아니다라고 단서는 뒤에서 붙였습니다만 그러나 그 얘기를 꺼낸 것은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꼭 체제붕괴로 이어지는 것 아니다라는 단서를 붙였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그것을 정부가 기대하거나 또는 그런 방향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밖에 없죠. 그게 참… 그런데 이게 북한의 시장경제가 뿌리를 내려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얘기한 것처럼 대북제재를 하니까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2002년,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이지만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라는 것을 통해서 시장경제 제도를 도입을 했어요.
◇ 정관용> 아하.
◆ 정세현> 13년 가까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경제 제도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센터포워드가 지금 다시 총리로 돌아온 박봉주 총리입니다. 그래서 시장이 시장이 3, 400개가 있다는 것은 이미 그것은 북한에 '장마당'이라고 불리는 시장이 들어선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미 2004, 5년부터 시장 중심으로 물자가 요청이 됐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분이 북한 정부가 조금 옛날 이야기를 지금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게 마치 북한에 이런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처럼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 정관용> 그런 시장은 또 북한 당국이 주도해서 만든 시장이다, 이 말씀인가요?
◆ 정세현> 그렇죠. 북한 당국이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품을 국가가 책임질 수 없으니까 그런 물자를 중국에서 조달해 와서 유통을 시키는 것을 허용하고 내지는 자리까지 잡아줬죠. 그러니까 확실히 잘 그 이해를 못하시고 마치 이것이 북한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요소인 것처럼 말씀하시고 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다고 그러는데 이런 시장경제를 통해서 소득격차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부정부패는 따라오게 됩니다. 우리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한참 고속성장할 때 공무원이고 기업이고 얼마나 부정부패가 많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텼듯이 중국도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이것은 과학자이기 때문에 그런 분석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별로 큰 의미가 없는 얘기를 지금 하셨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시장경제와 부정부패, 이것이 흡수통일에 어떤 기초가 되는 것처럼 말씀을 하셨고 어쨌든 좀 곤란하게 됐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그런 인식도 아니다, 우선 그 말씀이신 것이고?
◆ 정세현> 그렇죠. 이미 시장경제, 부정부패는 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북한 체제가 버티었기 때문에 그걸 근거로 해서 '흡수통일이 가까워졌다, 북한붕괴가 임박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제 얘기는.
◇ 정관용> 그렇지만 논리적으로는 체제통일, 흡수통일은 하기 싫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 아닙니까? 또 그것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되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는 것 아닌가요?
◆ 정세현>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이른바 플랜 B라는 것을 안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은 다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것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팀을 운영한다? 그리고 그것을 그냥 공개한다? 그건 다른 차원의 문제죠.
◇ 정관용> 네, 통일준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이고 대통령이 위원장이지만 민간부위원장이 사실상의 책임자 아닌가요?
◆ 정세현> 그거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 정관용> 아닌가요?
◆ 정세현> 그건 아닌 것 같고 작년 12월 29일에 우리 통진위 쪽에 저쪽 통전부가 대화를 해야 된다는 제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때 보니까 정부 측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인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발표를 하고 민간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옆에 그냥 서 계시더라고요, 아무 발언도 안 하고. 그것으로 봐서는 사실상 정부가 이 통일준비위원회를 운영을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또 대통령이 위원장이기 때문에 정부 안에 있는 뭐 청와대라든지 또는 통일부라든지 또는 국정원이라든지 이런 데가 실질적인 사무처 기능을 해야 된다고 본다면 이게 지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대통령한테까지도 불똥이 튈 수 있는 그런 문제, 사건이 되어 버렸어요.
◇ 정관용> 그러면 이런 발언이 의도된 걸까요, 아니면 실수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의도는 아닐 거고 제가 몇 군데 좀 알아보니까 원고에 있던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그런데 이제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그러니까 일종의 실수라고 봐야 되겠죠. 실수지만 그러나 실수라도 할 실수가 있고 안 할 실수가 있고 그렇죠.
◇ 정관용> 북한은 어떻게 나올까요?
◆ 정세현> 이것은 상당히 극렬하게 반발할 것입니다. 이미 작년 7월 15일 날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이 되니까 물론 연초에 있었던 통일대박론 얘기할 때 기자회견할 때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하니까 대놓고 이건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위한 전위부대라는 식으로 성격규정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흡수통일 얘기가 나와 버렸으니까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됐어요, 아니라는 얘기를 못하게 됐어요. 북한은 아마 상당히 강하게 반발하면서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정부의 설명이라고 그럴까 통일준비위원회 관련된 설명이 진정성을 확인할 때까지는 남북관계 접촉이나 대화 또는 교류, 왕래할 것 같은 이런 것을 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불길한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 정관용> 그 진정성을 확인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정세현> 우선 뭐 통일준비팀이 없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 해체를 하든지 해야 되겠죠. 이제 이런 짓 안 한다,
◇ 정관용> 통일준비위원회 해체?
◆ 정세현> 아니요, 우선 흡수통일준비팀? 그거라도 해체를 해야 하든지 해야 되겠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 정관용> 아니 그런데 없다고 지금 일단 부인하고 있는데 그걸 또…
◆ 정세현> 그러니까 못하죠. 그러니까 이게 이제 진정성을 입증할 길이 없고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뭐 사적으로 그런 준비를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서 해체를 시키려고 했다라든지 대통령까지는 몰랐는데 실무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확인해 보니까 비슷해 보여서 해체하기로 했다 하는 식으로 하고 넘어가야지 이거 없었다는 것으로 끝까지 버틸 수는 없죠. 위원장이 이 이야기를 했는데.
◇ 정관용> 정종욱 민간 부위원장의 거취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정세현> (웃음) 그거까지 제가 이야기하기는 그렇네요. 그 분 저 잘 알아요. 그러기 때문에 그것까지는 묻지 마십시오.
◇ 정관용> 이미 물었고 또 답은 청취자분들이 알아서 들으실 것 같네요.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네,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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