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사드 도입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은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라며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사드 도입 문제가 나올 때마다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국방부의 '전략적 모호성'과 같은 입장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아직까지 미 국방부, 미국 정부가 사드미사일을 한반도 주한미군에 배치하겠다고 하는 결정을 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 한국 정부나 국방부에 어떠한 협의나 협조요청도 온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국방부에 이어 청와대 역시 이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사드 배치문제가 한미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 견제용으로 간주하고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 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는 당내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정부 질문에서 집중 거론한데 이어 이제 원내대표로서 당내 의견을 집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등은 우리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 원칙에 지지입장을 밝히며 사드 배치 공론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동북아 외교안보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몰고올 사안을 의총에서 자유토론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