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 돌입…불법·혼탁 '얼룩'

총선앞두고 정치권도 주목

전국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1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1,802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이지만, 농.어촌 지역의 경우 내년 4월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조합원 유권자 229만명, 선관위가 관리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농.축협 1,115곳과 수협 82곳, 산림조합 129곳 등 1,326개 조합의 대표를 선출한다.

해당 조합의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이번 선거는 유권자만 229만 7,075명에 달한다. 조합장 선거가 같은날 동시에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거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전국에서 3,508명이 등록해 평균 2.6대의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중 농.축협 153곳과 산림조합 36곳, 수협 15곳은 조합장 후보가 단독 출마해 사실상 당선자가 결정됐다.

선관위는 투표 종료후 지역선관위로 투표함을 이송해 개표가 진행됨에 따라 오후 8시쯤에는 당선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당선자는 앞으로 4년 동안 지역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으로 일하게 된다.

◇ 내년 4월 총선의 전초전?

이번 조합장선거는 농.어촌 지역의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대표를 선출하는 일종의 '그들만의 선거'다.


하지만, 정치권은 시작부터 예의주시해 왔다. 조합장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축협과 수협은 지역 조합별로 1,000여 명에서 많게는 3,000여 명의 조합원이 있다. 조합장은 이들 조합원에 대해 애경사가 있을 경우 축.부의금을 전달하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철저한 개별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조합장은 해당 조합의 인사권과 사업권을 틀어쥐고 있어 민원 해결사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조합장이 국회의원 선거 등에 개입할 경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물론 드러내 놓고 선거에 개입할 수 없지만, 암암리에 얼마든지 가능하고 지금까지도 그래왔다는 게 정설이다.

이번 동시선거운동 기간동안 지방 출신 상당수의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지역 선거구에 상주하며 조합장 선거의 추이를 지켜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뒤에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자들이 깊숙히 연계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누가 조합장에 선출되는지 지켜보면 내년 총선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부정·불법선거 기승...혼탁선거 방지 대책 시급

이번 선거는 일반 공직선거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선관위가 직접 관리했지만, 금품살포와 흑색선전 등 불법, 혼탁선거로 얼룩졌다.

중앙선관위는 기부 행위 제한이 시작된 지난해 9월21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위법행위 746건을 적발해 고발 147건, 수사의뢰 39건, 이첩 35건, 경고 525건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조합당 적발건수는 0.56건으로 최근 4년간 개별 조합장 선거 때 위반수준과 맞먹는다. 더구나 선거가 끝나고 추가신고가 들어오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선관위는 전체 위반 사례 가운데 39%인 291건, 고발 중 66%인 97건이 기부행위 등 돈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과거 개별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나왔던 이른바 '고무신 선거', '막걸리 선거'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에 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졌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토론회와 합동연설회가 금지돼 후보자를 홍보할 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문제점 때문에 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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