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영화에서처럼 컵스는 우승 적기를 만났다.
2011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던 테오 엡스타인 사상을 데려와 우승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이어 탬퍼링 의혹까지 받으면서 조 매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여기에 FA 존 레스터를 6년 1억5500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다. 슬슬 우승에 도전할 시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딱 하나. 바로 5년 연속 꼴찌를 했음에도 아끼고, 또 아끼며 애지중지했던 유망주들이 얼마나 터지느냐다.
그런 유망주들이 시범경기에서 동시에 터졌다.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에서 호르헤 솔러, 하비에르 바에즈,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3타자 연속 홈런을 때렸다.
첫 주자는 솔러였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솔러는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어 바에즈도 바우어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포를 신고했고, 브라이언트 역시 바우어를 두들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4~6번타자들의 홈런쇼였다.
솔러와 바에즈는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솔러는 24경기 5홈런, 바에즈는 52경기 9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브라이언트는 마이너리그에서 43개의 홈런을 때린 컵스의 톱 유망주다. 이날 홈런이 시범경기 2호다.
하지만 컵스는 6-10으로 졌다. 아직 시범경기에서는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