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스의 트로이 길렌워터가 10일 오후 창원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남긴 성적표다.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오리온스는 1쿼터 길렌워터의 '초반 러쉬'에 힘입어 주도권을 잡았다. 3쿼터 후반부터 LG에 끌려갔지만 길렌워터가 4쿼터에 다시 11점을 몰아넣자 승부가 뒤집혔다.
오리온스는 LG를 76-72로 제압하고 1차전 20점차 패배(62-82)를 설욕, 승부를 1승1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길렌워터는 "원정에서 1승을 가져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렌워터를 주전으로 투입한 추일승 감독의 수가 적중했다. 길렌워터는 결과적으로 데이본 제퍼슨과의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제퍼슨은 22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리며 제 몫을 했지만 승부처 대결에서는 길렌워터가 한수위였다.
길렌워터는 팀이 72-70으로 앞선 종료 1분25초 전, 유로스텝에 이은 레이업을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몸싸움이 치열했지만 길렌워터는 밸런스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길렌워터는 제퍼슨과의 매치업에 대해 "그의 실력과 마무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있다. 그러나 팀의 대결이지 1대1 대결로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길렌워터는 제퍼슨이 막기 쉽지 않은 선수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이 공격을 펼칠 때는 오히려 크리스 메시보다 제퍼슨이 더 낫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길렌워터는 "메시는 워낙 힘이 좋아 골밑으로 들어가기도 어렵고 마무리하기도 어렵다"면서 "그러나 제퍼슨의 약점은 골밑에 있어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퍼슨은 리오 라이온스가 오리온스에 합류한 뒤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1월20일 31득점을 몰아넣고 팀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누구와 붙어도 문제없다"며 상대를 자극했다.
길렌워터가 되갚아준 것이다.
길렌워터는 팀 동료이자 신인 이승현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이승현은 이날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를 대신해 LG의 외국인선수들과 맞섰다. 힘을 앞세워 버티고 또 버텼다. 그로 인해 길렌워터는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길렌워터는 "큰 도움이 됐다. 감독이 변화를 잘 줬다고 생각한다. 이승현이 상대를 잘 막아주니 아무래도 공격할 때 필요한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