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5 형사부 심리로 10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가 된 이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3차 공판이 진행됐다.
◇ 檢, 이 선장 퇴선명령 하지 않고 탈출 입증 주력
이번 재판에서 검찰은 세월호 선장 이준석 피고인에 대한 신문에서 이 선장이 세월호 침몰 당시 퇴선명령 지시 등 승객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백 명의 승객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살인 등의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은 먼저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당시 해경 3차 조서 내용 및 검찰 조서를 증거로 제출하며 이 같이 진술한 적이 있느냐고 신문했다.
◇ 이준석 선장, 퇴선명령 안 했다고 진술한 기억 없다고 번복
이에 대해 이 선장은 “기억이 안 난다거나 당시 정신이 없어 잘못 진술한 것 같다”면서 발뺌한 뒤 2등 항해사에게 퇴선명령을 지시한 거로 기억한다며 검찰 등의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 측은 이에 대해 검찰 조사 당시 이 선장에게 세 차례나 퇴선명령 지시 여부를 물었었고 당시 해경 조사 때는 이 선장이 항적도를 상세하게 그렸으면서도 진술 시 정신이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특히, 이 선장을 조사한 당시 해양 경찰관이 승객들을 끝까지 구조하고 순직한 고 박지영 승무원의 기사를 읽어주자 이 선장이 눈물을 흘리며 “미처 승객 퇴선 명령 지시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신문했으나 이 선장은 “그런 기억이 없다”고 잡아떼 방청 온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
검찰 측은 또 세월호에 탑승한 필리핀 여가수인 알렉스 씨도 당시 해경 조사에서 이 선장이 승무원에게 퇴선명령을 지시한 적 없다고 진술했고 무엇보다 퇴선명령 지시를 했다는 2등 항해사인 김 모 피고인이 이 선장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이 선장은 검.해경 조사에서 퇴선명령을 지시한 적 없다고 진술한 기억이 없고 퇴선명령을 지시한 걸로 기억한다고 잡아뗐다.
◇ 檢, 이 선장 진술 번복 비춰 퇴선 명령 안 한 것으로 판단
검찰 측은 이 선장의 진술이 번복된 점으로 비춰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에게 퇴선 방송을 하도록 승무원에게 지시한 것 같지 않고 승무원에게 퇴선하라고 명령한 것을 승객에게 퇴선 방송 지시를 한 걸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했다.
검찰 측은 이와 함께 세월호 생존자인 화물기사 윤 모 씨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을 통해
이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승무원들이 침몰 당시 승객에게 선내 대기 방송을 계속하고 자신들만 탈출한 것은 승객들이 내심 숨져도 어쩔수 없다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가 인정돼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 세월호 생존자인 화물기사, 퇴선 방송 있었다면 승객 수백 명 생존
윤 씨는 아울러 “ 침몰 당시 세월호 안내 데스크에서 고 박지영 씨 등 승무원 2명과 함께 있었는 데 이들 승무원이 이 선장이 있는 조타실에 계속 연락했지만 연락이 안 되고 승무원 1명이 선내 대기방송만 계속했다”며 “당시 선장이 퇴선 방송만 했어도 수백 명이 바다에 뛰어내려 생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밖에 이번 3차 공판에서 소리 공학 연구소의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이 촬영한 휴대전화 동영상에서 이 선장 등이 해경 123정으로 탈출할 때 승무원의 “선내 대기 방송”이 명확히 구분이 가능한데도 승객들에 대해 아무런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 승객 대기 방송 증폭 놓고 검.변 다퉈
이에 대해 이 선장 등의 변호인 측은 당시 헬기 소리와 선내 방송 등이 뒤섞여 음성 내용이 정확히 전달이 안되는데도 검찰이 기술적 방법을 동원해 선내 대기방송만 증폭해 재판부에 들려주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변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음성은 당시 해경 123정의 해양 경찰관이 휴대전화로 녹음.촬영한 것으로 세월호 선내에서는 승객 대기 방송이 명확하게 구분이 가능해 증폭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사실 왜곡이 아니라고 맞섰다.
이처럼 이 선장 등의 살인 및 살인 미수 인정 여부에 핵심이 될 '퇴선 명령' 지시 여부를 놓고 검찰과 이 선장 및 변호인 측간 법리 공방이 가열되고 있어 재판부의 최종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세월호 참사 항소심 4차 공판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며 4차 공판에서는 추가 증인 신문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