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넴초프 암살자' 옹호한 카디로프에 훈장수여 논란

넴초프 살해 용의자 2명 추가 체포, 총 7명 검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유튜브영상 캡쳐/자료사진)
러시아 당국이 야권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살해 용의자 2명을 추가로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인터넷 통신 로스발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지난 8일 넴초프 암살 사건에 관련된 용의자 2명을 체첸 공화국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들은 암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자우르 다다예프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다고 조사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까지 넴초프 암살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다다예프와 안조르 구바셰프는 살인죄로 기소됐다.

앞서 여섯 번째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은 7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수류탄을 터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다예프는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다예프가 독실한 이슬람신자였다는 점으로 미뤄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잡지 '샤를리엡도' 테러사건과 관련해 넴초프가 샤를리엡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넴초프를 암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하지만 넴초프의 지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암살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권 인사인 일리야 야신은 "가장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실제로 총을 쏜 사람만 책임을 지는 동안 실제로 명령을 내린 사람은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조르 구바셰프 등 나머지 용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첸공화국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와 하원의원 안드레이 루고보이 등 친러성향의 인사들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고 9일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07년 러시아 연방 내 체첸공화국 지도자가 된 카디로프는 푸틴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반체제 인사를 납치·살해하는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넴초프 암살 용의자인 다다예프를 '진정한 러시아의 애국자'라며 옹호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크렘린궁은 다다예프 옹호발언과 훈장수여는 우연한 일치라며 "훈장수여에 관한 내용은 수개월 전에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루고보이 의원이 훈장을 받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다 영국에서 의문의 독살을 당한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암살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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