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후보자 '500만원짜리 황제강연' 논란 (종합)

강의 2시간에 523만원, 강의 안하고도 월 211만원…임종룡 "특강 및 자문 업무해 월급 받아" 해명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 윤성호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퇴임 뒤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연구원 초빙연구위원과 대학 석좌교수, 금융사 강연자로 고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의 강연으로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은 5백만원 넘는 돈을 받는 것은 물론 연구위원과 석좌교수직을 수행하면서는 아무런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지 않은 채 고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임종룡 후보자는 2013년 3월 국무조정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뒤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같은해 5-6월 연세대학교 석좌교수와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위촉돼 2달 동안 734만원을 챙겼다.

임 후보자는 6월 9일까지 40일 동안 연세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374만원의 급여를 받았고,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원으로 위촉된 27일 동안 360만원(월 4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임 후보자는 같은 해 5월 제주도에서 NICE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의 현황 및 금융기관 대응전략' 컨퍼런스에 연세대 석좌교수 자격으로 강연자로 참석해 2시간 가량 강연을 한 뒤 강연료로 523만원을 받기도 했다.


충남도지사에서 물러난 두 우송대 석좌교수를 맡으며 열차 례 강의를 한 뒤 5천만 원, 강의당 500만원을 챙겨 황제강의료 논란에 휩싸였던 이완구 국무총리나 로펌 월급, 일당 1천만 원, 시급 125만원의 고액연봉 논란으로 총리직에서 낙마해야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임 후보자의 시간당 강연료는 261만원이 넘는다.

임 후보자는 연세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는 단 한 번의 강의도 하지 않고 월급 211만원을 챙겼고, 자본시장연구원에서도 아무런 연구도 수행하지 않은 채 월급 400만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기준 의원실 관계자는 "임 후보자 측은 강의 없이 석좌교수 급여를 받은 것에 대해 '2학기부터 강의를 하기로 했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원래 석좌교수 자리가 전직 고위관료 등을 관리하는 자리인데다 6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보면 임 후보자 측 해명이 잘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 후보자는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사전 답변서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기간(27일)이 길지 않아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완결한 연구 또는 업무 실적은 없다"며 "다만, 자본시장연구원 재직 당시 연구원, 외부 전문가들과 수시로 회의, 토론 등을 하면서 정책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연구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고, 발간전 단계의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조언하는 등 자문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1학기(2013년 5월)에 연세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정규과목을 개설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1학기에는 경제대학원생 및 최고경제인 과정 수강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고 "2학기부터는 '금융정책론'과 '경제정책론'을 강의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액연봉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 근무기간을 감안해 지급받았다"며 "다만 일신상의 사유로 연구원과 연세대를 조기사직하게 돼 당초 계획했던 연구 업무 및 강의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었던 점에 대해서는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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