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김영기 총재의 부임을 맞아 전격적으로 국제농구연맹(FIBA) 룰을 도입했다.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몸싸움을 비교적 관대하게 허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3-2014시즌 경기당 반칙수는 38.4개(자유투가 주어진 반칙 16.8개-일반 반칙 21.6개)였고 평균 자유투 시도 개수는 31.2개였다.
올 시즌 들어 1라운드의 평균 반칙수와 자유투 시도 개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기당 34.0개(16.4개-17.6개)의 반칙과 28.8번의 자유투 시도가 기록됐다.
특히 공과 무관한 지역에서의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면서 전반적으로 휘슬이 불리는 경우가 잦아들었고 경기 흐름이 예전보다 덜 끊겼다. 현장은 이같은 변화를 반겼다. 경기는 보다 빨라졌고 박진감이 넘쳤다.
그러나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했다. 슛 동작 과정에서마저 휘슬이 잘 불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슛을 던진 뒤 심판에게 다가가 손과 어깨 등에 긁힌 자국을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이에 현장에서는 "슛 동작 반칙도 몸싸움인가?"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평균 자유투 시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평균 득점도 감소했다. "평균 득점이 곧 팬들의 만족도"라고 밝힌 신임 총재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었다.
현장의 불만과 평균 득점의 감소로 인해 2라운드부터 다시 휘슬이 자주 불리기 시작했다. 다음은 정규리그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의 경기당 평균 반칙 개수와 자유투 시도 횟수다.
▲1라운드 : 평균 34.0개, 28.8개
▲2라운드 : 평균 38.0개, 32.2개
▲3라운드 : 평균 41.0개, 36.0개
▲4라운드 : 평균 39.8개, 34.8개
▲5라운드 : 평균 36.6개, 31.0개
▲6라운드 : 평균 36.6개, 29.8개
늘어난 반칙과 자유투 시도는 3라운드 때 정점을 찍었고 4라운드에서도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몸싸움을 허용하고 특히 공이 없는 지역에서의 몸싸움에 휘슬을 아끼는 시즌 초반의 성향은 좋았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는 다시 지난 시즌의 판정 기준으로 돌아갔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5라운드와 6라운드의 수치는 이전 라운드에 비해 줄어들어 지난 시즌의 수준과 비슷해졌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팀간 전력차, 동기부여의 차이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일방적인 승부가 많아진 영향과도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은 시즌 도중 판정의 기준이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적잖은 혼란이 있었다.
KBL은 시즌 도중 비디오 판독 확대 시행을 통해 오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판정에 대한 불신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이었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판정 기준이 달라지니 심판들의 고충도 이해가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판정에 대한 현장과 팬들의 신뢰를 키우고 오심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확실한 판정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올 시즌 수많았던 논란을 거울 삼아 차기 시즌에는 보다 명확한 기준 설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