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정페이'(무급 또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취업준비생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 논란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체험형'과 '취업형'의 인턴 채용 혼재가 불러온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체험형은 말 그대로 직장 맛보기용(?) 무급 인턴을 말하고, 취업형은 채용이 사실상 보장된 유급 인턴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기업이든 청년이든 각자 입맛에 맞게 인턴을 해석하다 보니, 파열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청년은 취업형 인턴을 생각했는데 기업은 무일푼의 경험만 주고 내쫓거나, 체험형인 줄 알고 지원했는데 회사에 들어가 보니 '체험 삶의 현장 수준'으로 혹독하게 일을 시키고 최소한의 급여를 주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 보면 그렇다.
힘이 없는 청년들이 기업의 인턴 횡포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의 열정을 볼모로 잡아 제 잇속만 챙기는 얌체짓을 하고 있다는 이른바 '열정페이' 비난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기업을 나무라면 모든게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기업도 자신이 생각하는 인턴 활용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고 믿고 싶다)다는데 문제가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각자 속사정은 있는 법이다.
열정페이 문제로 기업이 인턴을 아예 뽑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직업을 선택하기 전 청년들의 체험기회는 박탈되고 만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다.
현재의 열정페이 문제를 단순히 힘 없는 인턴에 대한 동정에 그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해결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려면 인턴에 대한 범위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인턴에 대한 범위를 정확하게 정해 청년들의 열정이 끝없이 펼쳐질 수 있는 길이 뚫리길 바란다. 그럼 인턴문제로 갑갑했던 속이 '뻥' 뚫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