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한국 인턴제, 취업보장형? 직업체험형?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미국에는 돈을 받는 인턴이 없습니다. 직업 체험형만 있는 거에요. '돈을 줘야할 일'이라면 인턴이 아니라 '직원'을 채용한다고 합니다."

최근 '열정페이'(무급 또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취업준비생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 논란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체험형'과 '취업형'의 인턴 채용 혼재가 불러온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체험형은 말 그대로 직장 맛보기용(?) 무급 인턴을 말하고, 취업형은 채용이 사실상 보장된 유급 인턴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기업이든 청년이든 각자 입맛에 맞게 인턴을 해석하다 보니, 파열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청년은 취업형 인턴을 생각했는데 기업은 무일푼의 경험만 주고 내쫓거나, 체험형인 줄 알고 지원했는데 회사에 들어가 보니 '체험 삶의 현장 수준'으로 혹독하게 일을 시키고 최소한의 급여를 주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 보면 그렇다.

힘이 없는 청년들이 기업의 인턴 횡포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의 열정을 볼모로 잡아 제 잇속만 챙기는 얌체짓을 하고 있다는 이른바 '열정페이' 비난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기업을 나무라면 모든게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기업도 자신이 생각하는 인턴 활용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고 믿고 싶다)다는데 문제가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각자 속사정은 있는 법이다.

열정페이 문제로 기업이 인턴을 아예 뽑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직업을 선택하기 전 청년들의 체험기회는 박탈되고 만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다.

현재의 열정페이 문제를 단순히 힘 없는 인턴에 대한 동정에 그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해결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려면 인턴에 대한 범위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인턴에 대한 범위를 정확하게 정해 청년들의 열정이 끝없이 펼쳐질 수 있는 길이 뚫리길 바란다. 그럼 인턴문제로 갑갑했던 속이 '뻥' 뚫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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