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월요일 경기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KBL은 설 연휴를 앞두고 농구 발전 회의를 수차례 개최해 월요일 경기에 대한 10개 구단 프런트와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월요일 경기 편성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았고 KBL도 구단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차기 시즌 일정 편성에 반영하겠다는 자세다.
KBL은 2014-2015시즌부터 월요일 경기 편성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월요일은 주말과 주중 경기를 구분하는 휴식일이었다.
월요일 경기 편성을 통해 일정이 분산되면서 이틀 연속 경기를 펼치는 2연전이 사라졌다. KBL이 가장 고민하는 TV 중계방송 확보 역시 보다 용이해졌다. 월요일은 다른 주요 종목의 경기가 비교적 없는 날이다.
중계방송 확보와 관련해서는 월요일 경기 편성이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는 평가다. 한 구단 관계자는 "거의 모든 경기의 중계가 유치됐다. 다른 평일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중계 편성이 지속적으로 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방송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요일 경기 편성으로 인해 선수단의 고정된 휴식일이 사라져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졌다. 이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경기 일정의 밀도가 분산되면서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부족해져 하위권 팀들이 반등할 여지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2연전이 없어진 대신 퐁당퐁당(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하는 일정)이 많아졌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연패를 달리고 있는 팀에게는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한데 퐁당퐁당이 많아져 날짜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확 벌어지는 요인으로 작용됐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월요일 경기 편성과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관중 유치다.
다른 구단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월요일날 관중을 모시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에 비해 약 11% 정도 관중이 줄었는데 월요일 경기 편성에 따른 영향도 분명히 있다. 농구 팬이 여유있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주말 경기가 매주 한경기씩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요일별 평균 관중을 따져보면 월요일 경기의 평균 관중은 3,065명으로 가장 낮다.
선수들이 장기 레이스 도중 기분 전환을 할 기회도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경기 전 양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눌 때 서로의 일정을 묻고 쉴 시간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다수의 구단들이 출퇴근이 아닌 합숙 체제로 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외박 횟수가 줄어들면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가족은 힘의 원천이다.
보통 경기 사이에 3일의 여유 기간이 있을 때 선수들에게 휴식일이 주어진다. 창원 LG를 예로 들면 지난 시즌까지는 10일에 한번 꼴로 외박을 포함한 휴식일이 주어졌다. 올 시즌에는 10월에 한번, 11월에 한번, 12월에 한번 등 시즌 첫 3달동안 세 차례 밖에 휴식일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은 타 구단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L은 월요일 경기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종합해 차기 시즌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KBL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만큼 폐지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