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박지성을 넘었다. 5일(이하 한국시간)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6호 골을 넣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기성용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와 5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는 놀라운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기성용의 골이 더욱 값진 이유는 팀이 필요로 할 때 터졌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영양가가 다르다.
◇'맨유' 잡은 EPL 시즌 1호 골
기성용은 지난해 8월1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28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상대는 전통의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이끌고 돌아온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기성용의 골은 시즌 전체 1호 골이었다. 스완지시티는 후반 시구르드손의 결승골을 앞세워 맨유를 2-1로 꺾었다. 기성용의 시즌 1호 골이자 프리미어리그 전체 첫 골은 맨유 제압의 발판이 됐다.
◇약 3개월 만에 터진 2호 골
선덜랜드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기성용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개막전 축포를 터뜨리면서 팀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작년 12월3일 웨일스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퀸스파크레인저스(QPR)과의 경기까지 1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기성용은 이날 후반 3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스완지시티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안방에서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었다.
◇가슴으로 만든 결승골
기성용은 지난해 12월21일 영국 킹스턴 어폰 헐의 KC스타디움에서 열린 17라운드 헐시티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1-0 팀 승리를 지휘했다.
행운의 골이었다.
존조 셸비가 전반 15분에 때린 강력한 슈팅이 기성용을 향했다. 기성용은 반사적으로 가슴을 갖다댔고 공은 기성용의 가슴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태극전사의 슈퍼파워에서 나온 4호 골
기성용은 2015 호주 아시안컵 출전차 1월 말까지 소속팀 자리를 비웠다. 2월 초 스완지시티에 복귀한 기성용은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장거리 비행까지 했지만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아시안컵에서 얻은 자신감과 소속팀의 기대에서 비롯된 책임감이 합작된 작품이었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이었다. 기성용은 지난 2월8일 선덜랜드와의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21분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득점에 힘입어 패배를 면했다. 1-1로 비겼다.
◇맨유 잡은 '젖병 세리머니'
기성용은 지난 달 22일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30분 동점골을 터뜨렸고 왼쪽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동점골을 발판삼아 맨유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전에 이어 또 한번 맨유를 잡은 것이다.
기성용의 '젖병 세리머니'가 화제를 모았다. 엄지손가락을 입에 무는 세리머니로 보통 아내가 임신을 했을 경우 이를 알리고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있다. 기성용의 세리머니 때문에 아내인 배우 한혜진의 임신설이 나왔다.
사실이었다. 한혜진의 소속사는 당일 오전 공식적으로 한혜진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기성용, 박지성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 넘어
기성용의 지난 5골은 영양가 만점이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이 골을 넣은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했다. 두 차례 결승골, 팀 패배를 막은 동점골, 역전승의 발판이 된 동점골 등 팀이 필요로 할 때 기성용은 포효했다.
기성용은 5일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6호 골을 터뜨렸다. 팀이 0-1로 뒤진 전반 19분 각이 거의 없는 골대 왼쪽에서 골키퍼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넣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스완지시티에게 반격의 계기를 마련해준 값진 동점골이었다. 그러나 기성용이 골을 넣으면 패배하지 않는다는 공식은 깨졌다. 토트넘은 후반 2골을 몰아넣었고 스완지시티는 2-3으로 졌다.
그러나 기성용의 골은 의미가 컸다. 시즌 6호 골로 박지성(은퇴)을 제치고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성이 2006-2007시즌과 2010-2011시즌 기록한 5골을 넘어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