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벌진트 표절논란 곡, 장르 특성? 팬 기만!"

"매년 반복되는 비슷한 해명, 바람직하지 않아"

버벌진트(사진=브랜뉴뮤직 제공)
힙합가수 버벌진트가 Mnet '언프리티 랩스타' 트랙으로 내놓은 '마이 타입(My type)'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마이타입'은 버벌진트와 리시가 공동 작곡한 곡으로 지난달 13일 각 음원사이트에 공개됐다.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 중인 여성 래퍼 제시와 치타, 그리고 그룹 M.I.B의 강남이 참여했으며 주요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일부 음악 팬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팝스타 오마리온의 '포스트 투 비(Post to be)'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 특히 4일 한 매체가 이를 기사화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 버벌진트 측 "표절? 장르적 특성일 뿐"

이날 버벌진트의 소속사 브랜뉴뮤직 측은 "버벌진트의 작품이 이런 논란에 휩싸이게 되어 진심으로 유감"이라며 표절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브랜뉴뮤직은 보도자료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두 곡은 최근 미국 음악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흑인음악 장르인 '래칫(Ratchet)'이라는 같은 장르의 노래"라며 "두 곡을 전체적으로 비교해서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전체적인 멜로디와 구성, 코드 진행, 악기 편성 등은 서로 완전히 다른 별개의 노래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공동작곡자 리시 역시 한 매체를 통해 "장르적 특성"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전문가 "장르 특성·샘플링·오마주? 음악 팬 기만"

'래칫 뮤직'은 808드럼, 신디사이저 전자음을 부각한 장르로 단조로운 비트와 반복을 핵심으로 한다. 디제이 머스타드(DJ Mustard)가 이 계열의 선구자로 꼽힌다. '포스트 투 비' 역시 래칫 뮤직 장르의 곡이다.

힙합 알앨비 전문 웹진 리드머의 강일권 편집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에 "'마이 타입'의 비트를 분석해보면 래칫 뮤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장르적 특성 때문이라는 해명은 아이러니하다"며 "두 곡은 멜로디 보단 악기 소스나 구성면에서 비슷한 지점이 많다. '마이 타입'이 오마리온의 곡을 참고해서 만들었다는 의심이 들만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오래 전부터 특정 1~2곡을 두고 교묘하게 변형하는 국내 가요계의 잘못된 레퍼런스 관행이 하나의 작법처럼 되어 버렸다"며 "'마이타입' 역시 그런 작법에 의해 탄생한 곡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또 "소송이 걸리지도 않았고 법적 판결이 나지도 않은 곡을 두고 '표절'이라고 낙인 찍는 건 분명 큰 문제"라면서 "하지만 대중이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배경을 보면 결국 그동안 장르 특징, 샘플링, 오마주라며 많은 음악 팬을 기만해온 일부 창자자들의 탓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강 편집장은 마지막으로 "'마이타입' 뿐 아니라 그동안 국내에서 불거진 논란은 장르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곡을 카피한 게 아니냐는 게 핵심이었다"며 "뮤지션들이 계속해서 장르의 유사성 혹은 특수성 같은 말을 들고나오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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