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임성한 작가의 ‘조카 사랑’…그만하세요

‘압구정 백야’를 ‘압구정 육선지’로 만들어서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임성한 작가의 유별난 조카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임 작가는 현재 MBC 일일 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집필 중이고, 조카 백옥담 씨가 그 드라마에 출연 중입니다.

백 씨의 출연작은 현재 출연 중인 ‘압구정 백야’를 포함해 총 5작품인데, 이 중 4작품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입니다. (MBC ‘아현동 마님’(2007), SBS ‘신기생뎐’(2011), MBC ‘오로라 공주’(2013))

사실 백 씨는 이전까지는 크게 눈에 띄는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오로라 공주에서 노다지 역으로 출연 당시 임 작가의 조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무명인 백 씨가 임 작가의 작품에 꾸준히 등장할 수 있었던 점, 조연인 것에 비해 유독 화면에 많이 등장하는 의문이 해결됐습니다.


역시나 ‘압구정 백야’에도 백 씨는 조연으로 출연했고, 이전 작품보다는 비중 있는 인물 육선지 역(주인공 백야의 친구)을 맡았습니다.

육선지 역을 맡은 백옥담 씨. ('압구정 백야' 공식 홈페이지 캡처)육선지 역을 맡은 백옥담 씨. ('압구정 백야' 공식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임 작가의 조카 띄어주기가 전작에 비해 노골적으로 변했다는 점입니다.

뜬금없는 수영복 노출 신, 2분여간의 댄스 타임, 유난히 분량이 긴 육선지의 결혼식 장면 등 누가 봐도 백 씨에 비중을 둔 극 흐름은 이 드라마 제목이 ‘압구정 백야’인지 ‘압구정 육선지’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압구정 백야 방송 화면 캡처)(압구정 백야 방송 화면 캡처)
논란이 일 만한 장면은 지난 2일에 또 등장했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육선지와 장무엄(송원근 분)이 첫날밤에 가요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장면입니다.

로맨틱하지도 그렇다고 에로틱하지도 않은 이 댄스 장면이 들어간 것 역시 임성한 작가스럽지만, 문제는 이 장면에 또 조카 백옥담 씨가 있다는 겁니다. 시청자들은 "조카 띄워주기가 또 시작됐다"는 반응입니다.

(압구정 백야 방송 화면 캡처)
작가의 조카 사랑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것은 사적으로 할 일이지, 공중파 전파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건 궁극적으로 배우로 성장해야 할 백옥담 씨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백 씨는 그동안 주목을 받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기력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그 정도면 조금 더딜지는 몰라도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 나갈 배우입니다. 그런데 극 흐름과도 관계없이 작가의 지위를 이용해 조카를 노골적으로 밀어준다면 시청자들의 거부감만 살 뿐입니다.

배우나 감독을 부모로 두고 있는 2세들이 일부러 그 사실을 숨기고 이름을 바꿔 나오는 이유는 부모의 후광 덕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고 싶어서입니다. 그렇게 해서 배우로 성장했을 때만이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내밀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임 작가의 조카라는 꼬리표는 백 씨가 배우로 자립하는 데 방해만 될 뿐입니다.

물론 고모 작가를 등에 업고 일반 배우 지망생보다 쉽게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엎어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고, 그 비난을 인정으로 바꾸는 것은 백 씨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임 작가의 역할은 좋은 대본을 쓰는 것이고, 백 씨의 역할은 좋은 연기를 하는 겁니다. 그 이후는 시청자들이 평가할 겁니다. 그러니 노골적인 '조카 밀어주기'는 이제 그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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