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경영 압박과 교사 실직 등에 따른 보육환경 악화의 악순환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10명이 넘는 대기자가 몰리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청주의 한 어린이집.
하지만 올해는 문의조차 끊겼고, 입학일이 지나서도 원아를 정원에 5명이 부족한 15명 밖에는 채우지 못했다.
또다른 어린이집은 지난해 말 돌 전인 아이 3명이 새학기부터 입원하기로 했었지만 최근 갑자기 한꺼번에 취소하면서 '0세반' 하나가 아예 통째로 사라졌다.
예년에 2~3개씩 운영되던 '0세반'이지만 올해는 원아가 단 한 명 밖에 없어서 '1세반' 아이와 '통합반'을 운영해야 할 처지다.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후 보육환경에 대한 불신으로 학부모들이 주로 0세에서 4세 사이의 아이들을 보육하는 소규모의 가정형 민간 어린이집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유치원에도 보내기 힘든 영.유아를 보육하는 가정식 어린이집의 경우 대다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며 "영유아의 어린이집 이동이 끝나는 3월 중순 이후부터는 각종 문제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정원 2~30명의 소규모 어린이집의 경우 '정원 미달'은 곧 경영 압박으로 이어져 보육교사의 실직 등 보육환경의 악화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3일 충청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어린이집(1,237곳)의 정원충족률은 54%(3만 4,467명) 가량으로 1월 인천 사태 이전의 81%(1,229곳 기준, 5만 1,491명)보다 무려 30% 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집 수는 9곳이 늘었지만 보육교직원 수는 9,878명으로 오히려 156명이나 줄어 보육환경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가정어린이집연합회 최병순 회장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어린이집은 물론 원아와 학부모, 보육교사 등의 애꿎은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보육여건을 개선하는 등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