넴초프, '명성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다'

지난해 인터뷰서 "러시아는 부패한 국가" 맹비난

보리스 넴초프 (사진=유튜브영상 캡처/자료사진)
최근 암살된 보리스 넴초프(55) 전 러시아 부총리가 생전에 크렘린 궁을 비판하는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의 명성이 자신을 지켜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미국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지난해 넴초프가 자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크렘린 궁을 비판했던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내가 유명인사라는 점 자체가 일종의 안전장치"라며 "만약 나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면, 이는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스캔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넴초프의 믿음과 달리 그는 지난달 27일 크렘린 궁 인근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에서 애인인 우크라이나 여성 안나 두리츠카야(24)와 길을 걷다가 괴한의 총에 맞아 피살됐다.


크렘린 궁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이번 암살 사건을 비난하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넴초프는 당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권력 구조를 19세기의 러시아에 비유하며 오직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거, 언론의 자유, 사법부의 독립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자가 되려면, (크렘린 궁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부패한 나라"라고 강하게 푸틴 정권을 비판했다.

CNN은 과거 푸틴을 비난해온 인사들이 모두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며 징역 10년 형을 받은 러시아 기업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와 독살당한 러시아 스파이 출신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등을 언급했다.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범인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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