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 루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E조 2차전을 앞둔 전북 현대는 지난 1일 중국 현지에 도착했다.
산둥성 지난시에 도착해 여장을 풀자마자 훈련에 나선 전북은 공식 훈련장인 지난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을 찾았다. AFC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경기 이틀 전 원정팀이 도착해 홈 팀이 제공하는 훈련장에서 현지 적응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지 적응에 나선 전북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맨땅이 그대로 보이는 어설픈 축구장이었다. 프로 팀이 훈련할 수준의 잔디경기장이 아니었다. 사실상 맨땅에 군데군데 잔디가 심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훈련장 잔디 상태를 확인한 최강희 감독은 "이건 창피한 수준이다. 이런 팀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이런 운동장을 주고 어떻게 훈련을 하라는거냐. 여기서 훈련하면 선수들 발목이 다 돌아가서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장 상태 때문에 전북은 어쩔 수 없이 첫날 훈련을 취소했다.
공식 경기장의 보조구장에서 훈련하는 것이 일반적인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조구장의 활용이 불가능할 경우는 대체 구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산둥은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 훈련을 하기 위해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을 사용하겠다는 요청도 '그라운드 보호'를 위해 허락하지 않았다.
전북은 지난달 사전 답사에서 같은 경기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산둥 루넝은 추운 날씨에 잔디 보호를 목적으로 그라운드에 보호막을 설치했고, 3월에는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달 뒤 경기를 앞둔 전북이 찾은 경기장은 논두렁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전북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대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문제다. 아시아축구연맹과 산둥 구단에 강력히 항의하겠다. 재발 방지는 물론 산둥 구단의 징계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