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넴초프와 함께 반정부 운동을 해온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총리와 하원 의원 드미트리 구트코프, 저명한 야권 지도자 일리야 야쉰 등이 모스크바 시내 '키타이고로드' 광장 인근에서 이날 오후 3시 15분쯤 시작된 행진을 이끌었다.
주최 측 추산 5만 명 이상이 모인 행렬에서 참가자들은 '푸틴없는 러시아', '푸틴은 떠나라', '잊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총탄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넴초프가 사망한 크렘린궁 옆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방향으로 행진했다.
행렬이 피살 현장에 이르자 키시야노프 전 총리는 연설에서 "넴초프를 살해한 자를 반드시 찾아 처벌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들은 자유와 진실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또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약 6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러시아 중부 도시 니즈니 노보고로드,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등지에서도 추모 집회가 열렸다.
넴초프는 지난달 27일 11시 40분쯤 수년 동안 교제해온 우크라이나 여성 안나 두리츠카야(24)와 함께 크렘린 궁 인근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 위를 지나던 중 괴한이 쏜 4발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연방수사위원회는 "현장에 남겨진 총탄의 흔적을 볼 때 9㎜ 소련제 마카로프 권총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 범행이며, 장소 선택도 우연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의 혼란을 조장하기 위한 도발, 이권 분쟁, 개인적 원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이슬람 극단주의자 세력의 소행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