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는 1일 서울 SK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시즌 마지막 6차전 홈 경기에서 69-75 패배를 안았다. 선두 경쟁을 할 수 있었던 일전에서 지면서 1위를 울산 모비스에 내줬고, SK와 공동 2위로 내려섰다.
무엇보다 최근 3연패다. 정규리그 1위 경쟁은 물론 PO를 앞두고 이게 웬말인가. 타격이 만저만이 아니다. 남은 2경기를 그르치면 2위도 뺏겨 4강 직행 티켓도 잃을 수 있다. 연패의 시발점은 지난달 23일 울산 모비스 원정이었다. 공동 1위 맞대결에서 동부는 73-82로 졌고, 이후 내리 3연패다.
가만히 살펴보면 베테랑 가드 박지현(36 · 184cm)의 부재와 궤를 같이 한다. 박지현은 모비스전에서 3분21초만 뛰고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이후 창원 LG, SK전에서 결장했고, 팀이 연패한 것이다.
1일 SK와 경기 전후로 김영만 동부 감독은 박지현의 공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지현이 없어 공수에서 걱정이 된다"던 김 감독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동부는 이날 승부처에서 밀렸다.
4쿼터 수비가 헐거웠고,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김선형이 체력적 부담으로 흔들릴 때 주희정(38)이 노련하게 팀을 조율했던 SK와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박지현이 빠지면서 팀 중심을 잡아줄 리딩이 좀 그렇다"면서 "리딩이나 수비에서도 중심인 선수가 빠지니까 조금 힘이 달린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포인트 가드 대안은 있지만 신통치 않다. 김 감독은 "두경민은 포인트 가드가 아니기 때문에 1번으로 돌리면 리딩이 뻑뻑하다"고 했다. 안재욱이나 김현중 역시 마찬가지다. 동부 관계자는 "김현중은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고, 안재욱은 짧은 시간은 잘 하지만 긴 호흡이면 달린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올 시즌 평균 22분12초를 뛰며 5.1점 3.1도움을 올렸다. 그러나 기록에 보이지 않은 리딩의 힘이 있다. KBL 11시즌째를 맞는 관록이다.
다만 동부는 남은 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7위 부산 케이티(3일), 10위 서울 삼성(5일)과 경기를 남겼다. 케이티에는 올 시즌 상대 전적, 2승3패로 뒤진다. 하지만 PO 진출이 무산된 전창진 케이티 감독이 1일 전주 KCC전 승리 뒤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을 많이 내보낼 것"이라고 밝힌 상황. 삼성에는 5전승으로 압도적이다.
과연 동부가 박지현 없이 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더불어 4강 PO 직행 티켓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 2경기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