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에 전격 나섰던 신세계는 롯데의 입찰 불참 사실이 확인되자 이틀 만에 인수의사를 철회하면서 인수전은 호반건설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 등 4개 사모펀드로 좁혀졌다.
그러나 사모펀드들은 국내 전략적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배제될 수 있어 금호산업은 결국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과 호반건설 2파전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호반건설이 어느 정도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우선매수 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번에 신세계가 영업권 방어차원에서 금호산업 입찰전에 뛰어들었다가 인수의사를 철회했으나 재계에서는 상황에 따라 금호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금호산업이 광주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지분을 100% 갖고 있어 새 주인이 신세계 광주점 부지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어 어떤 경우든 롯데백화점의 진입을 막아야 할 입장에 있다.
광주신세계 건물과 부지를 금호터미널로부터 20년간 보증금 5천억 원에 임차하고 있는 신세계로서는 롯데의 본 입찰 우회 참여 가능성까지 방심할 수 없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수 있다.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선다면 산업계의 예상처럼 흥행성이 사라졌지만 호반건설이나 다른 업체가 1조원 대에 가까운 인수금액을 써낸다고 할지라도 금호산업을 지켜낼 여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재계에서도 상도의상 박 회장이 되찾아 가는 것이 맞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금호그룹이 단순한 대기업 차원이 아닌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지역민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어 이를 거슬리기가 쉽지 않다.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도 “금호고속과 산업이 반드시 지역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도 금호의 재탈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호그룹이 최근 김성산 금호고속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55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것도 금호산업 재탈환의 자신감의 반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