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쉴 새 없이 신곡이 쏟아지는 가요계.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지 않으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한 주 동안 발표된 신곡 중 차트 상위권에 오르진 못했지만, 음악팬들에게 호평 받았던 히든 트랙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안다 - 'S대는 갔을텐데'
가수 안다(ANDA)가 디지털 싱글 'S대는 갔을 텐데'를 발매했다. 미디엄 템포의 어반 알앤비(R&B) 스타일의 곡으로, 작곡가 최준영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고 일본 걸그룹 AKB48의 프로듀서 PJ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를 만든 이종훈 콤비가 의기투합했다.
무엇보다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S대는 갔을텐데'라는 재기발랄한 상상이 담긴 가사가 인상적이다. 한 남자를 향한 복잡하고 애타는 사랑의 감정을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풀리지 않는 공부에 빗대 표현한 독백체의 노랫말로 완성시켰다. 사랑에 대한 두근거림과 설렘이 느껴지는 멜로디와 안다의 몽환적 목소리도 귀를 사로잡는다.
◇ 서린동 아이들 -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목소리만으로 승부하는 블라인드 보컬 오디션을 통해 결성된 그룹 서린동 아이들이 첫 리메이크 곡을 공개했다. 바로 '90년대 연애 감성 교과서'로 불렸던 고(故) 이원진의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서린동 아이들은 각 멤버가 지닌 목소리가 지닌 매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늦 겨울 감성을 한껏 자극해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탄생시켰다.
서린동 아이들은 60년대를 풍미한 음악 감상실의 효시인 '쎄시봉'이 있던 곳이자 당대 청춘들이 음악을 즐겼던 상징적 장소인 '서린동'에 초점을 맞춰 릴레이로 감성 리메이크 곡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5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 곽태훈 - '36.5(With 신세경)'
배우가 노래로 탄생했다. 싱어송라이터 곽태훈의 신곡 '36.5'는 작지만 예쁜 눈, 빛나는 눈동자를 지닌 배우 신세경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다. 곽태훈은 여행을 하던 중 신세경을 떠올리며 이 곡을 만들었다. 여기에 유준상의 적극적인 지원과 소속사 나무엑터스의 협업으로 음악과 배우의 감성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하게 됐다.
신세경은 곡 안에서 꽃봉오리 피어오르듯 설렘 가득한 봄의 노래가 됐다. '늘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더 가까이 당신께 말해보죠' 등 떨리는 마음을 표현한 가사와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조화를 이뤄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 신현희와김루트 - '오빠야'
유쾌하고 신선하다. 심현희와김루트의 EP앨범 타이틀곡 '오빠야'는 좋아하는 오빠를 향한 소녀의 마음을 귀엽고 재미있는 가사로 풀어낸 곡이다.
설레는 소녀의 마음을 주제로 한 곡이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빠야'는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다. 히트 공식을 따라 공장에서 찍어낸, 억지로 귀여움을 풀어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여자 장기하'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노래 스타일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
◇ 올티 - '설레 (Feat. 백예린 Of 15&)'
올티 - '설레 (Feat. 백예린 Of 15&)' Mnet 힙합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에서 활약했던 올티가 첫 정규앨범 '졸업'을 발매했다. 15&의 백예린이 보컬로 참여한 타이틀곡 '설레'는 친한 이성 친구에게 느끼는 연애감정을 담은 곡이다. '썸'의 힙합 버전이랄까. 고등학교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 올티의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인다.
올티의 새 앨범의 진가는 타이틀곡만 들어서는 알 수 없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올티는 '학생 정우성'으로서의 감정과 추억들을 총 12개의 트랙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마지막 트랙이 끝날 때쯤이면 오랜만에 졸업 앨범을 펼쳐본 듯 아련한 추억에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