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국가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대만만 간통죄 유지
- 2014년 헌법재판소 법 개정으로 2008년 이후 처벌자만 소급 구제 대상
- 2008년 이후 실형 건수 1% 미만이라 보상 액수는 크지 않을 듯
- 한쪽 배우자가 간통하고 이혼 청구해 배우자 축출하며 악용할 수도
- 법원이 이혼 책임 있는 배우자에 더 많은 위자료 내게 판결해야
- 앞으로는 민사소송이라 당사자가 직접 조사하고 증거 수집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2월 26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찬걸 (대구카톨릭대 법정대학 교수)
◇ 정관용> 오늘 오후 헌법재판소 전원 재판부가 간통죄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존폐논란 계속되다가 62년 만에 간통죄가 폐지되게 됐는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되죠. ‘간통죄 폐지의 정당성에 관한 고찰’ 이런 제목의 논문을 쓰시기도 하셨던 전문가 연결합니다. 대구카톨릭대학교 법정대학 박찬걸 교수세요, 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찬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헌재는 어떤 점을 위헌이라고 적시한 것입니까?
◆ 박찬걸> 지금 현재 형법 규정에 간통죄가 살아 있었는데요. 이게 이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라고 판시했었습니다. 가장 기초되는 것이 형법 10조에 규정하고 있는데 거기에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된다’ 이게 첫 번째 근거 조문이고요. 두 번째는 헌법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침해한다’ 이렇게 판시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외국의 사례는 어떻습니까? 지금 간통죄가 있는 나라가 많아요, 사라진 나라가 많아요?
◆ 박찬걸>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세계적인 추세는 간통죄 폐지의 입장에 있다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 같은 경우는 이미 오래전 1947년도에 폐지했었고 유럽 같은 경우도 1960, 70년대 거의 다 폐지가 된 상태고요. 지금 현재 간통죄가 있는 국가는 이슬람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만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대만. 그러니까 한마디로 간통이라고 하는 것을 국가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런 것이죠?
◆ 박찬걸> 네, 전반적으로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그래서 도덕이 우리가 통제해야 할 영역이 있고 법이 통제할 영역이 따로 있는데 지나치게 간섭하면 안 된다, 이런 입장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박 교수께서는 오늘 헌재의 판단 아마 예상하셨을 텐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찬걸> 일단 형법상 여러 가지 범죄가 규정되어 있는데요. 가장 첨예하게 비범죄화, 즉 범죄로 하지 말자라고 논의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범죄가 간통죄였습니다. 그것이 계속해서 형사법학회에서도 간통죄를 폐지하자라는 의견이 다수설로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고요. 2010년도 법무부 개정안에서도 공식적인 입장이 간통죄를 폐지하자라는 정부의 태도도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존의 입장을 이번 헌재가 결정을 통해서 수용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와 관련해서 한 세 가지가 주목 되는데 하나씩 여쭤볼게요. 먼저 당장 간통죄로 이미 처벌 받은 분들, 재심 청구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가능하다는데 어떤 분들이 대상이고 정말 가능한 겁니까?
◆ 박찬걸> 이것을 말씀드리기 전에 작년도, 2014년도 5월에 헌법재판소법이 개정이 됐습니다. 이 내용이 뭐냐 하면 기존에는 형벌 법규가 위헌 결정 날 경우에는 완전한 소급효과 있었던 것이 기존의 법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예전 법에 따르면 형법이 1950년도부터 간통죄로 처벌된 모든 사람이 형사보상 대상이 되었다라고 있는데 작년에 이게 법이 개정되면서 그러니까 2008년도에 간통죄가 합헌결정이 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소급이 제한돼서 2008년 이후부터 간통죄로 처벌되는 사람만 구제대상이 되는, 축소가 됐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많은 사람이 형사보상을 받을 것 같은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2008년 그때가 10월 말인가 그랬을 텐데, 헌재에서 5:4로 가까스로 합헌판정 났었죠?
◆ 박찬걸> 네.
◇ 정관용> 그 때 이후에 간통을 저질러서 처벌받은 사람들은 일단 재심 청구할 대상이 된다, 이거죠?
◆ 박찬걸> 재심을 청구할 수 있어도 형사보상법에 보면 실제로 기소가 돼서 구속이 되거나 또 실제 실형을 살았던 사람, 즉 구금이라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형사보상이 되는데 2008년 이후에 보면 구속이 된 건수가 극히 미미하고 또 실형을 살았던 사람 자체가 거의 1% 미만이기 때문에 보상 액수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극히 미미한 숫자이지만 그분들은 재심청구하고 보상 청구할 수는 있다, 이거로군요.
◆ 박찬걸> 네, 그렇죠.
◇ 정관용> 더 중요한 게 이번 판결로 인해서 이혼소송의 원칙이 유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 전환될 것이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박찬걸> 그러니까 이혼을 하기 위해서 민사소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책주의라는 것이 상대방 배우자가 어떤 이혼의 책임이 있게 되는 경우, 즉 간통을 했을 경우에는 이혼 청구를 할 수가 없는 것이 유책주의였습니다. 이게 기존의 입장이었는데 이것이 파탄주의로 바뀌게 된다는 것은 그러니까 간통을 한 사람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 책임 있는 자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걸 통해서 실제적인 어떤 혼인생활이 파탄났다. 그 객관적인 상태가 된다면 간통한 자라도 이제 이혼청구를 할 수 있는 그런 주위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이렇게 되면 일방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나서 간통을 한 상태에서 떳떳하게 이혼청구해서 상대 배우자를 축출시킬 수 있는 악용을 할 수 있는 사례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과거에는 안 됐는데 이제 가능해졌다, 이거 아닙니까?
◆ 박찬걸>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그런 것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앞으로 필요한 것 아닐까요?
◆ 박찬걸> 그렇죠. 그러한 부작용이 우려가 되기 때문에 보통 재산분할이라든가 위자료 산정에 있어서 그런 것을 충분히 좀 감안을 한 어떤 책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번에 간통죄가 위헌이다라고 하는 것은 국가형벌로 처벌은 하면 안 된다, 이것인데 형벌은 아니지만 당사자 간의 서로 이혼소송 같은 것을 할 때 간통을 저지른 책임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 엄한 어떤 민사적인 책임을 지우도록 한다든지 이런 추후 법 개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박찬걸> 그렇죠. 일단 법에서도 이런 유책 배우자에게 막대한 손해배상이라든가 위자료를 규정을 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간통죄로 처벌이 되면서 또 손해배상이 동시에 청구되다 보니까 그 액수가 좀 낮은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간통죄로서는 처벌을 못하기 때문에 민사상으로서 좀 더 많은 액수를, 불법행위를 했기 때문에 이것을 책정을 하고 법원도 상향조정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 정관용> 그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입니까, 아니면 법원이 그냥 판단할 사안입니까?
◆ 박찬걸> 법원이 개별 사안에 따라서 액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기 때문에 법의 규정은 이미 되어있고 실제 적용을 하는 것은 법원의 개별적인 판단에 맡겨야 되겠죠.
◇ 정관용> 그래요. 그리고 과거 같으면 배우자가 간통을 저지른다고 그러면 경찰을 대동하고 현장을 적발하고 이런 일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박찬걸>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해지는 거잖아요.
◆ 박찬걸> 그렇죠. 지금 순간부터 간통이, 범죄라는 의미가 무색해졌기 때문에 일단 경찰권발동 자체가 범죄가 발생해야만 또 예방하기 위해서 경찰이 출동하는데 출동권의 발생근거가 없어지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민사소송으로써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어떤 민사소송의 원칙은 간통의 어떤 증거라든가 배우자의 부정행위라든가 여러 가지 정황들을 민사소송의 원칙으로 돌아와서 당사자가 직접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를 하는 그런 형태로 바꿔지게 될 가능성이 크죠.
◇ 정관용>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이제 원천적으로 차단됐고 뭔가 의심이 간다거나 이혼을 전제로 내가 재산분할 같은 것을 더 좀 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면 본인이 직접 하든지 사립탐정을 고용하든지 이래야 되겠군요.
◆ 박찬걸> 그렇죠. 변호사의 도움을 받거나 사립탐정에게 어떤 도움을 요청하거나 이렇게 일반 민사소송과 똑같이 그런 조사가 들어가야 되겠죠.
◇ 정관용> 간통죄가 위헌이냐 아니냐, 찬반 논란을 할 때 사실 이것이 과연 가족제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도 상당한 쟁점이지 않았었습니까? 박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이게 위헌판결이 남으로 해서 오히려 가족이 더 쉽게 해체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세요?
◆ 박찬걸> 가족제도라는 자체가, 우리가 근본적으로 짚을 게 간통죄로 상대배우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전제로서 일방 배우자의 고소가 필요합니다. 간통에 대한 고소가 필요한데, 고소의 전제가 이혼소송이 또 전제가 되어야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혼을 할 생각이 없으면 간통죄로 고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이죠.
◇ 정관용> 안 되죠.
◆ 박찬걸> 기존에도 간통죄 폐지론에서 많이 주장하던 것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간통죄를 두고 있는데 오히려 간통으로 인해서 이혼을 해야만 그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간통 행위로 인해서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가정을 간통죄로 처벌함으로서 완전히 쪼개는 그런 모순되는 역할을 했던 것이 간통죄에서의 친고죄 역할이었거든요. 그런 점 때문에 많이 비판을 받았는데 가족제도가 이것을 가지고 그렇게 크게 달라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법조계의 전반 또 국회에서도 필요하면 유책 사유자에 대한 재산분할 등등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그런 법적 고찰은 앞으로 있어야 되겠군요.
◆ 박찬걸> 네, 당연히 이어져야 되겠죠.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찬걸>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대구 카톨릭 대학교 박찬걸 교수님의 도움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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