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이 끝난 현재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중일 3국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나란히 4팀씩 출전한 가운데 중국은 모든 팀이 승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한국은 1승1무2패, 일본은 1무3패로 다소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태국도 1승을 가져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머니 파워’를 앞세워 세계적인 선수와 지도자를 빠르게 흡수하는 중국 축구는 동아시아를 너머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유럽과 남미를 가릴 것 없이 뛰어난 지도자와 선수를 데려오는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대표적이다.
축구 열기가 엄청난 동남아시아에서도 특히 태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 축구를 대표해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부리람 유나이티드는 꾸준히 이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쉽게 지나칠 존재가 아니다. 엄청난 투자를 통해 경기력을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였던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최근의 경기 침체로 축구단 운영도 힘들어지며 전반적인 경쟁력이 하락했다. 10~20년 전까지 만해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명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뛰어난 선수들을 데려가려는 중국이나 중동 혹은 유럽 리그와 경쟁할 힘도 부족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 프로축구의 판세가 최근 들어 무섭게 요동치고 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진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레즈 감독은 지난 2006년부터 10년째 일본 J리그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년이 넘는 지도자 경력의 절반 가까이 아시아, 특히 일본에서만 보내며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25일 수원 삼성과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1차전을 마친 뒤 페트로비치 감독은 “일본에서 열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동안 아시아 축구는 평준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에 일본 선수가 15, 16명 정도 활약하고 있다. 자국 리그에는 남은 선수들로 경기하게 되면서 아시아 축구의 평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예전처럼 좋은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는 것이 두 나라의 현실이다. 하지만 중국은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