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 총 출생아 수는 1970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두 번째로 낮았고, 인구 1천명당 출생율(조출생률)은 8.6명으로 사상 최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출생아 수가 적어지는 이유는 늦은 결혼을 한 부부들이 둘째 낳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아 가운데 둘째아는 지난 1981년 이후 가장 적었다.
◇ “둘째 안 낳는다”...둘째 출생 81년이래 역대 최저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4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5300명으로 2013년의 43만6500명보다 1200명 더 적었다. 이는 2005년에 기록한 최저치 43만5천명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1970년에 통계가 작성된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조(粗)출생률은 8.6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1천명이 9명의 아기도 낳지 못한 셈이다. 8.6명의 조출생률은 우리나라 인구 통계 사상 최저수준이다.
하지만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2013년보다는 0.02명 소폭 증가했다. 1.2명 수준을 2년만에 다시 회복했다.
출생아수가 줄어들었는데도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이유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출산율의 모수가 되는 가임기 여성인구(15~49세)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인구는 줄었지만 30대에서 그나마 출산을 많이 하면서 합계출산율이 조금 상승했다.
통계청 윤연옥 인구동향과장은 “연령별 출산율을 더한 것이 합계출산율인데, 그 연령별로 볼 때 20대 후반에서는 감소를 많이 했지만, 30대에서 출산율이 증가를 하면서 전체 합계출산율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늦은 결혼에 둘째는 언감생심...둘째아 출생 81년 이후 최저
30대 출산율이 증가한 것은 늦은 결혼에 따라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이 32.04세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35세 이상 고령산모가 전체 산모의 1/5을 넘어 21.6%를 차지했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첫째를 낳은 뒤 둘째를 갖기를 주저하거나 갖지 못하는 상황도 통계치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아 가운데 둘째아는 16만5400명으로 1년 전보다 0.2% 더 감소해, 1981년 이후 가장 적었다.
현재 인구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지만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1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국 결혼한 부부들이 둘째와 셋째를 낳아야 현 인구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취업난 등으로 청년층의 결혼 연령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고, 결혼을 한 뒤에도 경제적으로 자녀를 양육할 여건을 갖추기까지는 또다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첫째를 낳고나서 다시 둘째를 갖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가 돼 버린다.
결국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청년층의 사회진출 시기를 앞당기고, 보육 여건을 확충하는 등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율은 3.3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런 추세라면 15년 뒤인 203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