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홈' 케빈 가넷의 복귀는 운명이었다

(사진 = 케빈 가넷 소개 영상 캡처)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직행한 케빈 가넷(39)은 1995년 11월4일(이하 한국시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 당시 국내 가요톱텐 1위 곡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come back home)'이었다.

친정 복귀는 케빈 가넷의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케빈 가넷이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프로 경력을 시작한 친정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유니폼을 8년 만에 다시 입었다.

26일 미국 미네아폴리스 타겟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워싱턴 위저즈의 경기는 평범한 정규리그 경기가 아니었다. 2007년 미네소타를 떠난 가넷의 친정 복귀전이었다.

미네소타 구단은 주전 5명을 소개할 때 가넷의 복귀를 환영하는 행사에 2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다. 1995년 신인드래프트(전체 5순위 지명) 장면부터 주요 하일라이트가 경기장 상단 전광판을 통해 소개됐고 가넷이 21번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자 장내에 불꽃 폭죽이 터졌다. 팬들은 기립박수를 건넸다.

미네소타는 가넷의 복귀를 맞아 평소 팔지 않는 티켓 1,000장(평소에는 매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을 추가로 판매했다. 순식간에 티켓이 동 났다. 만원 사례를 이뤘다.


가넷은 골대 아래 보호판에 머리를 갖다박는 특유의 경기 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팁오프가 될 때까지 팬들은 좀처럼 자리에 앉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기립박수가 나왔다. 가넷이 경기 초반 네네의 슛을 블록하자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2쿼터 중반 교체 투입될 때도, 첫 야투 성공 때도 팬들은 기립했다. 가넷이 자유투를 던질 때에는 "MVP"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농구 경기가 아니라 마치 미네소타 지역의 축제 같았다. 미네소타 구단은 각별한 준비를 했고 TV 중계방송사는 이날 경기를 특집 방송처럼 꾸몄다. 경기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가넷만 따라다니는 전용 카메라도 설치했다.

가넷이 불러 일으킨 효과는 대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승43패로 부진하던 미네소타는 33승24패의 강호 워싱턴을 97-77로 눌렀다.

가넷은 약 18분 동안 출전해 5점 8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미네소타 팬들은 축제를 즐겼다. 승리는 보너스였다.

가넷은 의욕이 없어보였던 브루클린 네츠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프로 20년 차의 베테랑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동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걸어줬다. 그는 더 이상 팀의 중심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가넷은 미네소타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뛰면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주요 부문의 팀 최다 기록 보유자로 우뚝 섰다. 2004년에는 미네소타 선수로는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가넷은 이날 경기 전까지 미네소타 소속으로 통산 927경기에 출전해 평균 20.5점, 11.4리바운드, 4.5어시스트, 1.4스틸, 1.7블록슛을 기록했다. 1997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올스타로 뽑혔다.

211cm로 센터의 신장을 갖춘 가넷은 전성기 시절 스몰포워드만큼 빨랐고 기술도 화려했다. 운동능력 역시 정상급이었다. 농구 이해도가 높아 득점 뿐만 아니라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에 능했고 수비 범위도 넓었다.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혹평도 있었다.

가넷은 미네소타 시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결승에 나서본 적도 없었다. 가넷은 미네소타를 떠나 보스턴 셀틱스로 이적한 첫 해, 2007-2008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미네소타는 지난 주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가넷을 영입했다. 포워드 테디어스 영을 브루클린 네츠로 이적시키는 조건으로 가넷을 데려왔다. 만약 가넷이 아니었다면 미네소타가 할 이유가 없는, 밸런스가 맞지 않는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다수의 미국 언론들은 '레전드'를 다시 데려온 미네소타의 결정에 평점 A+를 매겼다.

미네소타에는 유망주들이 많다. 작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앤드류 위긴스와 2015년 슬램덩크 대회 우승자 잭 라빈이 대표적이다. 가넷은 그들의 '멘토(mentor)'역할을 맡겠다는 자세다. 늑대가 다시 포효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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