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닛폰'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26일자에서 "전날 히로시마의 훈련에서 외야수 마루 요시히로가 '같은 실패를 두 번 반복해버렸다. 일본 대표를 사퇴하겠습니다'는 내용의 벽보를 등에 붙이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당초 이 문구는 마루가 반성의 의미로 스스로 붙인 것으로 여겨졌다. 마루는 24일 KIA와 평가전에서 상대 선발 임기준의 견제에 걸려 횡사했기 때문이다. 마루는 지난해 일본 국가대표로 나선 미국과 올스타전에서도 견제사를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오가타 고이치 감독의 징계의 일환이었다. 마루는 이날 훈련에서 "감독으로부터 (반성문을) 붙이도록 들었다"고 귀띔했다.
히로시마는 KIA와 평가전에서 19-6 대승을 거뒀지만 잇따라 주루사가 나왔다. 3회 마루에 이어 4회도 대주자가 상대 포수 차일목에 걸려 견제사했다. 경기 후 오가타 감독은 "주루 플레이가 문제다. 실수가 너무 많아서 실망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마루의 반성문에 대해 오가타 감독은 일본 취재진에게 "자신에 대한 훈계가 아닐까"라고 짐짓 시치미를 뗐다. 그러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자각을 촉구했다.
사실 프로에게 반성문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칫 선수를 무시하는 처사로 비칠 수 있다. 특히 일본 국가대표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프로이기에 이해도 가는 대목이다. 거액의 연봉을 받고도 경기력과 기본기에서 아마추어 수준 이하라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