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계약직 해고, 탄광 때보다 열악”

- 사북탄광 사태, 1980년 4월 광부들 항거에 국가가 고문으로 답해
- 최근 관련자 2명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 받아
- 탄광 노동자, 사망 재해율은 타업종보다 10배, 부상은 4-5배 달해
- 사북 탄광 없어지고, 노동자 살던 곳에 강원랜드 카지노 들어서
- 2년차 정규직 전환 앞두고 기재부가 정규직 허가 안 해
- 설 전날 152명에 계약 해지 통보 해
- 해고자 중 광부, 광산 종사하던 사람들 자녀 많아
- 카지노 들어서면서 탄광 때 보다 환경 더 나빠져
- 유흥업소 등 많아져 초등학교가 이전하기도
- 도박만이 아니라 힐링, 관광 가능한 장기적 전망 내와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2월 24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인오 (전 카톨릭 광산문제 상담소장)


◇ 정관용> 지난 설연휴 직전에 강원도 정선 폐광지역 둘러싼 두 가지 의미심장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연휴 바로 전날 해고통보를 받은 뒤에 오늘까지 계속 논란되고 있는 강원랜드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고요. 또 하나는 법원이 1980년 사북 탄광지역에서 벌어졌던 사북노동항쟁사건 주모자로 몰렸던 두 사람에게 재심 결과 무죄를 선고한 일입니다. 35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전혀 다른 사건이지만 폐광지역 문제를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전문가는 ‘이게 다 폐광지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네요. 모시겠습니다. 전 가톨릭 광산문제상담소 황인오 소장이세요. 황 소장님, 안녕하세요?

◆ 황인오>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사북노동항쟁, 그 당시에는 사북사태라고 알려졌던 그거죠?

◆ 황인오> 네, 바로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떤 사건이었죠?

◆ 황인오> 광주5월항쟁 있기 바로 한 달 전인 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동안 사북읍 일대에서 벌어진 당시 동원탄좌라고 하는 국내 최대 민영 탄광노동자들이 그 당시 계엄 당국하고 그리고 또 회사, 어용노조가 한 편이 돼서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을 이렇게 상당히 억압하고 또 기본권을 억압하는 데에 항거해서 일어났던 그런 파업 내지는 시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4일 동안 해당 현장을 점거해서 시위하고 그랬었던 사건이죠?

◆ 황인오> 네, 현장만이 아니라 사북읍 일대 전체를 4일 동안... 해방구라고도 표현하고 그렇게 점거했던 사건입니다. 해산되는 과정에서는 서로 협상에 의해서 처벌하지 않기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하는 약속을 농성을 해지했는데요. 그 이후에 군 계엄합동수사본부에 의해서 강제로 200여 명이 연행돼서 두 달 동안 아주 정말 죽음을 오가는 그런 고문을 당한 사건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주동자 두 분이 어떤 형량을 선고받았습니까?

◆ 황인오> 그분들은 이번에 이제 완전히 무죄가 됐는데요.

◇ 정관용> 재심에서 그렇게 됐죠.

◆ 황인오> 네, 이번에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해서 유죄 판결했던 바로 그 김상환 부장판사, 그 분이 판결 하셨는데요. 이 두 분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당시 기소가 되어서 두 분 다 2년 가까이 이렇게 감옥살이를 했고 한 분은 2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셨고요. 한 분은 2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셨고요, 한 분은 2년가량 감옥살이를 했고 나머지는 전체가 한 28명 정도가 처벌을 받았습니다.

◇ 정관용> 이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등에서도 다루어졌던 사건이죠?

◆ 황인오> 네, 그렇습니다. 국가가 사과하도록 그 당시에 결정이 내려졌었죠.

◇ 정관용> 그래서 사북사태가 아니라 이름도 사북노동항쟁으로 바뀌었던 거고요?

◆ 황인오> 이제 노동항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학계나 저희들이 부르는 이름이고요. 그 당시는 과거사위원회에서는 민주화 운동으로 그렇게 명명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만큼 노동 조건이 아주 극심하게 나빴던 그런 상황 아니었습니까, 그 당시에?

◆ 황인오> 네, 그 당시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산업체에 대해서 굉장히 무디고 안전 의식이 낮았던 때, 지금보다 더 낮았던 때입니다만 다른 일반 산업현장에 비해서 사망재해율은 10배가량 높았고요. 다른 일반 부상이라든가 이런 것도 한 4, 5배 정도 가장 높았던 그런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가혹한 조건, 못 견디겠다고 해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것인데 그래서 처벌까지 받았다가 이제 재심 결과 무죄가 됐다, 이 사건이고요.

◆ 황인오> 법무법인 산하라고 하는 데서 이영기 변호사님이 무료로 헌신하셔서 무죄가 났습니다.

◇ 정관용> 그 후에 우리 광산업은 계속 또 하락해 왔고 결국 폐광이 되지 않았습니까?

◆ 황인오> 네, 90년에 들어서 거의 사양화 돼서 2004년인가 이제 사북탄광은 완전히 없어졌죠.

◇ 정관용> 바로 그 사북탄광 있던 자리에 강원랜드가 세워진 것이죠, 공기업으로?

◆ 황인오>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강원랜드가 그런데 바로 며칠 전에 비정규직 직원 152명에 무더기 해고통보를 했다고요, 무슨 일입니까?

◆ 황인오> 강원랜드는 바로 동원탄좌 사북탄광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던 지장산 사택이라는 곳에 거기에 강원랜드가 들어서 있거든요. 지난 2년쯤 전에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카지노 객장을 증설하는 것을 허가받아서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500여 명을 새로 채용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오는 3월이면 전부 정규직 전환 대상인데, 기획재정부로부터 증원 허가를 받지는 못했다는 이유로 152명에 대해서 해고통보를 설 전날 한 것이죠. 해고는 보통 한 달 전에 해고 예고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객장이 늘어났으면 딜러나 뭐 이런 종업원들이 더 필요하니까 더 뽑았는데.

◆ 황인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작 기획재정부는 정원 확대에 대해서 승인 안 했다, 이 말이죠?

◆ 황인오> 네.


◇ 정관용> 그러면 기획재정부는 정원확대 승인 안 하고 그냥 늘어난 객장을 어떻게 운영하라는 것입니까?

◆ 황인오> 그러니까 이게 따로따로 하는 건데요, 객석을 늘리고 하는 것은 문체부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소관이고 공기업에 대한 정원확대 허가는 기재부에서 하는 건데요. 이게 이제 사실은 이런 것입니다. 최근에 박근혜 정부 들어서 공직인사가 굉장히 난맥상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 전임 강원랜드 사장이라는 분이 지난 6.4지방선거에 강원도지사로 출마하면서 사퇴했는데 약 1년가량 강원랜드 사장이 공석이었습니다. 공석이었다가 함승희 전 의원이 두 달 전에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이 분이 강원랜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기재부 관련된 정원확대 승인이라든가 이런 것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탓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무더기로 해고된 그분들이 바로 그 광산노동자들의 자녀분들이 많다고요?

◆ 황인오> 아무래도 현지 쪽이니까요. 광부나 광산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자녀나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죠. 상당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사북노동항쟁까지 벌였던 바로 그 장소. 그리고 폐광이 되고 지역경제 살려보자고 강원랜드라는 것을 세웠는데 거기서 또 그 자녀들이 해고를 당했다, 그런 얘기군요.

◆ 황인오> 네.

◇ 정관용> 이 사태, 우리 황인오 소장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황인오> 제가 전에도 여러 차례 매체를 통해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만 30년 전, 수십 년 전에도 탄광지역은 상당히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가 어려운 지역이었죠. 저는 한마디로 말해서 그 지역은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면서 살기에 굉장히 부적합한 지역이었습니다. 탄광지역에서 워낙 열악한 삶의 조건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자랄만한 것들이 없었거든요.

◇ 정관용>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개천을 까만색으로 칠했다면서요?

◆ 황인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까만 물은 없어진 대신 환경이 아주 그때보다 더 열악해진 측면이 있는데요. 2012년 말에 실제로 2013년이죠. 사북에 있는 60년 넘게 그 자리에 있던 초등학교 하나가 이전을 하게 됐습니다. 왜 이전을 했는고 하니 그 지역 일대에 유흥업소가 초등학교를 둘러싸는 바람에 아이들 교육환경이 너무 나빠지다 보니까 부득이하게 학교를 현지에서 한 2km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이 경제적으로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라나는 세대들이 꿈을 갖고 그걸 키울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어야만 이것이 사람이 사는 곳이라 할 수 있을 텐데, 현재 카지노가 자리잡고 있는 사북이라든가 이쪽 일대는 그 당시에 탄광일 때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이다, 단지 경제적으로만 좀 나아졌을 뿐이지 실제로 나아졌는지도 사실은 또 따져 봐야 할 입니다마는 그런 측면에서 더욱더 환경이 나빠진 상태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과연 카지노가 대안이었느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계신 건데.

◆ 황인오>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숨)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황인오> 현재 있는 카지노를 당장 없앨 수는 없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제 카지노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가 시간을 버는 것이니까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이나 이런 것들로 다른 산업, 예컨대 강원도 지역에 천혜의 자연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청정한 지역이죠. 이런 조건들을 잘 활용해서 현재 요즘 힐링, 힐링 그런 말을 많이 쓰는데 정말로 도시민들이 도박만이 아니라 다른 건전하고 정말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관광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런 것들을 좀더 정책적으로 거시적으로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나 그런 자세들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 정관용> 가족관광명소가 되면 사실 또 결과적으로는 카지노 산업에도 나쁘지 않을 텐데요, 그렇죠?

◆ 황인오> 그렇습니다. 카지노라고 해서 반드시 없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렇게 장기적으로 큰 틀에서의 생각, 사고전환 촉구를 하셨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황인오>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황인오 전 가톨릭 광산문제상담소 소장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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