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유 감독이 인정하는 지도자가 있다. 바로 여자프로농구(WKBL) 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44)이다. 감독에 오른 지 이제 3시즌째,18년째 사령탑 생활을 해온 유 감독과 경력에서 비교가 어렵지만 최고 명장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유 감독은 위 감독에 대해 "나보다 더 무서운 친구"라고 평가했다. 선수로서는 대성하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는 경탄을 금치 못할 만큼 가공할 의지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 뒤 나란히 남녀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선수촌 생활을 하면서 절감했다. 유 감독은 "진천 선수촌 생활을 하는데 위 감독은 여자 대표팀 훈련이 끝나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쉬어도 될 만한데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끝까지 보고서야 짐을 싸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유 감독님은 예전 은사로 모셨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 편하다"면서 "또 감독님도 제대로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위 감독은 또 "같은 사령탑이라고 하지만 물어보는 데는 위아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둘은 사제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위 감독이 선수 마지막 시즌인 2004-05시즌 모비스 사령탑으로 부임해온 유 감독과 만나 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위 감독은 은퇴한 뒤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코치로 WKBL에서 지도자로 변신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두 시즌 유 감독과 나란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동반 3연속 정상을 노리고 있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청주 국민은행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이날 우리은행은 초반 최하위 KDB생명의 거센 도전에 고전했다. 1쿼터 한때 7-14로 뒤지는 등 18-23으로 밀렸다.
하지만 최장신 테일러(203cm)가 부상으로 빠진 빠진 KDB생명을 상대로 신장의 우위를 앞세워 2쿼터 2분 21초 주장 임영희(20점)의 3점포로 24-23, 역전을 만든 뒤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공교롭게도 유 감독의 모비스 역시 정규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홈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 공동 1위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시즌 막판 선두 레이스에서 앞섰다.
한국 농구 최고의 명장 유재학과 그가 인정한 차세대 명장 위성우. 둘은 이미 올 시즌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물은 인물을 알아보는 법이다. 두 명장이 또 다시 우승 반지를 함께 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