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비전택시와 루비콘 택시로 '희망의 아이콘'된 택시기사 정태성

택시 산업의 변화가 곧 대한민국의 이미지 변화 이끌 것

"인생에서 건너기 힘든 큰 강물을 만났을 때 돌아가지 않고 직진한 자신의 삶과 루비콘이 많이 닮았다."

비전택시대학의 정태성 총장은 오프로드 SUV의 대명사 지프 랭글러 루비콘(이하 루비콘)을 국내 최초로 영업용 택시로 탈바꿈 시킨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국내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처우와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궁극적인 도입 목적을 함께 전했다.
“열악한 택시운전사들의 활로 개척을 위해 택시를 광고의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1년 전부터 독특한 디자인을 구상하다가 루비콘을 택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사실 정 총장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선택이 크게 이상할 게 없다. 큰 사업의 실패에 이어 찾아 온 어린 딸의 죽음으로 삶을 놓아버리려다 어렵게 시작한 일이 바로 택시였다.

이런 특별한 동기부여가 정 총장으로 하여금 모두가 만류하는 어려운 선택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처음 루비콘 택시를 계획 했을 때 주변의 반대와 택시기사 수입에 비싼 차 탄다고 비아냥대는 소리도 많았어요. 아마 아내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사실 아파트 담보대출 받아 산거거든요. 그래서 아내에게 참 고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난관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지금까지 루비콘을 택시로 만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법률 검토부터 택시 미터기 설치하는 일까지 직접 발로 뛸 수 밖에 없었다.


“루비콘을 택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영업 사원은 물론 서울시구청 담당자조차 잘 모르더군요. 그래서 직접 법률적 검토와 행정 절차를 밟고 나니 이번엔 택시 미터기 설치가 문제였어요. 국내 미터기 제조사에 문의 해도 방법이 없어서 결국 크라이슬러 사장을 직접 만나야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오산의 전문가를 소개받아 며칠 밤을 새워 구동축에 자석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겨우 설치를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루비콘 택시에 대한 승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루비콘 택시가 주는 신선함도 있지만 일반 택시와 같은 값으로 고급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낀 고객들이 먼저 감사인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팁을 주는 승객이 많이 늘었다.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적 풍토를 감안하면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차가 바뀌었다고 시민들이 호응하는 것만은 아니다.

정 총장은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기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정 총장의 택시에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 ‘만약 당신이 신발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면 세계에서 최고의 신발 정리하는 사람이 되라. 그러면 세상이 당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택시 운전을 어쩔 수 없이 하는 직업이라는 마인드를 버려야 해요. 택시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고 택시 산업이 바뀌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변하게 됩니다.”

이런 정 총장의 특별한 직업관은 단순히 개인의 차원을 넘어 택시 산업의 변화와 함께 사회 전반의 공감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 택시 산업은 대중교통의 보조수단 정도로 취급 받고 있고요. 정말 심각한 것은 현재 서울의 택시 수요가 인구 142명 당 1대 꼴입니다. 뉴욕이 인구 700명 당 1대에 비하면 심각한 과포화 상태입니다. 이를 타계할 대책이 필요한데 저는 정책도 정책이지만 우선 택시 종사자들의 서비스 마인드라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을 만나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MK택시와 영국의 블랙캡을 유학하게 된 계기가 바로 여기에 있었고 이들을 뛰어넘기 위해 비전택시대학을 설립했다.
“제 전공이 서비스 경영입니다. 당연히 택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일본 MK택시와 런던 블랙캡 유학은 비전택시 대학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었어요. 먼저 택시기사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V자 마크를 단 택시대학 수료자 500여명만 된다면 한국의 택시도 세계적 명물이 될 겁니다”

한편 비전택시대학 한켠에는 특별한 감사패가 길게 나열 돼 있다. 감사패의 이름만 보면 국내를 초월 한 세계적인 명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방송인 김제동씨부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오프라윈프리까지 웬만한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 모두가 초빙 예정인 강사진이다.

“택시대학의 강연을 하면 좋을 것 같은 분들의 감사패를 미리 만들어 놨습니다. 언젠가 이분들을 모두 초빙하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저는 이분들이 가치와 의미 있는 일에는 반드시 동참하실 분들이라 믿습니다. 비록 비전택시대학이 대학으로써 자격기준은 미달이지만 택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한다는 측면에서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난쟁이 피터 정태성 총장은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는 비전택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되길 바란다"며 "언젠가 일본MK, 영국 블랙캡에서 오히려 비전택시를 학습하러 오게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루비콘 택시 도입과 비전택시대학 설립을 통해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 과정 속에 수많은 실패를 자인한다. 그러나 실패조차 가능을 위한 과정이라 믿기에 오늘도 루비콘처럼 직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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