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인 한국, 온실가스 감축 오버?

무역협회 "감축의무국 일본은 '자율', 한국은 산업계에 '강제'"

산업계에 지나치게 엄격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3일 발표한 '한국과 일본의 기후변화대응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대응은 한마디로 '오버'다.


기후변화협약상 한국은 온실가스 의무감축 부담이 없는 '개도국'임에도 감축이 의무인 '선진국' 일본보다 더 강력한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 등 다른 나라가 참여하지 않는다'며 2011년 교토의정서 불참을 선언하고 2013년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낮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9년 발표한 개도국 최고 수준의 '선도적'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제도와 관련해서도 일본에는 '자율', 한국에는 '강제'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은 산업계 자율 감축을 원칙으로 하면서 기술개발을 통한 감축 목표 달성을 꾀하지만, 한국은 지난 1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전격 시행 등 강제성이 짙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상이한 기후변화대응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국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조업 기반의 유사한 산업구조로 세계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에 배출권거래제 같은 감축 의무 부담을 지우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격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실리를 추구하며 국가감축목표를 완화·수정하고 자발적 감축제도 시행을 고수하며 산업경쟁력 확보를 우선시하는 일본 행보는 비의무감축국임에도 법제화를 통해 의무적인 감축 방법을 선택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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