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안팎을 휘감은 차두리의 진한 존재감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노이와의 2015 ACL 플레이오프에서 돌파를 하고있는 FC서울 차두리 (사진 제공/FC서울)

'축구 선수' 차두리(35·FC서울)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한 차두리는 이제 K리그 클래식 소속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2015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차두리는 1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의 시즌 첫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노이 T&T(베트남)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플레이오프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서울의 간판 스타이자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축구 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차두리를 향한 응원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가 공을 만질 때마다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아시안컵에서 축구 팬의 답답했던 속을 뻥 뚫리게 했던 특유의 돌파력은 명불허전. 특히 후반전 초반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가 힘이 달려 넘어지는 모습에 팬들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일방적인 승부였다. 서울은 2골을 몰아넣은 정조국을 비롯해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전력상 한수 아래인 하노이를 7-0으로 완파했다.

서울은 플레이오프 승리를 통해 ACL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차두리도 자신의 마지막 시즌에 아시아 무대를 누빌 기회를 얻었다.

차두리가 이날 득점에 직접 관여한 장면은 없었지만 안정된 수비와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공격 가담을 통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막판에는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있었지만 심각하게 번지지는 않았다. 이때도 서울 팬들은 차두리를 연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차두리는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을 조용히 지나갔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웃는 얼굴로 손사래를 치며 정중히 거절했다. 자연스럽게 이날 경기에서 활약한 정조국 등 다른 선수들에게 취재진이 몰렸다. 후배를 위한 말 없는 배려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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