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나 장관의 역할보다 사실은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여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런 리더십과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는 청와대와 정부의 주요 인사 등용을 통해 나타난다.
각종 국민여론조사나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가장 1차적인 요인은 인사와 불통 문제였다. 그래서 청와대의 자중지란과 국정 혼선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은 인적쇄신이었다. 비판 진영뿐 아니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이완구 신임 총리는 내정 초기에는 비교적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내정 직후 야당, 언론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그의 역할 인식 또한 바람직했다.
그러나 인적 쇄신 요구의 핵심 대상이었던 김기춘 실장 등의 문제가 유예된 상황에서 이완구 총리 카드도 빛을 바랬다. 그러다가 언론 외압 발언 녹취록 보도를 계기로 이완구 후보자 자신에 대한 평가와 여론도 아주 악화됐다. 국민여론만으로 보자면 국회의 동의를 받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심각한 상처와 한계를 안고 취임한 이완구 총리, 오히려 그런 상처를 치유하고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내정 초기 강조했던 야당 언론과의 소통, 국민 일상과 유리된 박 대통령에 대한 보완 역할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길 주문한다.
물론 총리의 역할이 대통령을 뛰어 넘을 순 없다. 향후 국정운영 방식의 전환 가능성 여부는 박근혜 대통령에 달렸다.
유감스럽게도 쇄신 이미지가 미약하고 친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어제의 내각 인사를 보면 3년차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고 기대할 수밖에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 요구에 반응하고 책임질 수 있는 내각제 등으로 정부형태를 개편하는 것을 또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