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대권구도…'파죽지세' 문재인·'독주하는' 김무성

문재인 전당대회 치르며 25%대 지지율로 압도적 1위 올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밝았다. 2015년은 전국 단위 선거 등 대형 이벤트가 없는 정치 비수기다. 그러나 전당대회 관문을 어렵사리 통과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5%대의 안정적인 1위에 오르며 여야 잠룡(潛龍)들의 물밑 경쟁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2017년 19대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2년 10개월, 누가 하나뿐인 대권을 차지할 것인가.

◇ 문재인은 '맑음'…당대표 취임 이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하며 순항

문재인 대표는 '맑음'이다. 15%대 중반을 벗어나지 못하던 대선 지지도가 전당대회를 거치며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문 대표는 리얼미터의 정례조사(전국 성인 2,500명 상대로 유무선 RDD 전화면접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에서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엎치락뒤치락하더니 2월 2주에는 차이를 12.3%p까지 벌리며 25.2%의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사진=리얼미터 제공)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는 일부 지지자의 반대에도 계층을 뛰어넘은 호평으로 이어졌고, 지지율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 당 운영의 첫 시험대로 여겨진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 과정에서도 여야 합의를 준수하는 동시에 야당의 단합된 모습을 과시하는 최상의 성과를 얻었다. 즉흥적인 여론조사 제안으로 체면을 구긴 게 유일한 흠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얻은 48% 득표율을 언급하며 당 지지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이후 첫 의원총회에서 “지난 전대 기간 동안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지난 번 대선 때 받았던 48% 지지율을 되살려서 다음 총선 때까지 우리 당 지지도를 4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저의 모든 노력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 김무성은 '약간 흐림'…여권에서는 31주째 선두 유지하며 독주 체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약간 흐림'이다. 김 대표는 같은 조사에서 여권 주자로는 가장 높은 11.6%의 지지도로 여야를 통틀어 3위에 올랐다. 여권만 따졌을 때는 31주째 선두를 유지하며 굳건한 지지세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재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김 대표는 때로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때로는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하는 강온 전략으로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더니 9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는 "대한민국이 성공하려면 박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 저희 새누리당은 현 정부와 공동운명체이다. 새누리당이 든든한 지원군이 돼 대통령의 어려움을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부산 경남중 1년 후배인 문 대표와 벌인 1라운드, 즉 이완구 총리 인준을 둘러싼 표 대결에서 결과는 이기고도 내용에서는 사실상 패배하며 약간 주춤했다. 두 대표는 오는 4월 29일 보궐선거에서 다시 한번 격돌하는 등 여의도 정치 전면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한국갤럽 제공)
◇ 박원순·안철수는 '흐림'…이완구·정몽준은 '비'

박원순 서울시장은 '흐림'이다. 한때 20%에 육박하는 안정적인 1위였으나 올 들어 문 대표에게 밀리면서 12.9%까지 떨어졌다. 위보다 아래가 더 가까운 2위권이다. 지난해 서울인권헌장 제정 선포 무산으로 불통 논란에 휩싸였고, 일부 새누리당 의원의 지속적인 공세에 시달린 탓이다.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서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 추세를 당분간은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도 '흐림'이다. 10%대 벽을 넘지 못한 채 7.3%에 그쳤다.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완연한 하락세이다. 지난 연말 오랜 잠행을 깨고 경제·민생 행보에 나섰으나 아직 별다른 반응은 없다.

여권 주자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충청 기반의 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완구 총리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투기·병역기피 등 각종 의혹에다 언론관에서도 논란을 부르며 한국갤럽의 2월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전국 성인 1,010명 상대로 무선 RDD 전화면접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겨우 3%를 얻었다.

6.4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던 정몽준 전 의원은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후보군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갤럽은 예비조사를 거쳐 여야 정치인 각 4명을 본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여당 내에서 4위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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