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왜 '화성인 바이러스'를 닮아가나

[노컷 리뷰]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왼쪽), '화성인 바이러스' 방송화면(사진=KBS/tvN 제공)
"하루에 얼음을 500개, 많을 땐 1000개 이상 먹는 친구 때문에 고민이다."

쉽게 믿기 힘든 이야기가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소개됐다.


16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는 룸메이트의 별난 식성 때문에 고민이라는 한 자취생이 출연했다. 그는 자신의 룸메이트가 얼음을 시도 때도 없이 밤낮으로 먹는다고 소개했다. 하루에 먹는 얼음의 양이 무려 500개, 한 달 얼음 값이 70만 원이라는 것. 심지어 "샌드위치, 스파게티, 상추쌈에도 얼음을 넣어서 먹는다"고 설명했다.

또 "고등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후배다. 몇 달 전부터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이 정도로 얼음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면서 "밥 한 숟가락에 얼음을 올려서 먹고, 콩나물 무침, 찐 고구마에도 얼음을 올려서 먹더라"고 말했다. 이후 등장한 사연의 주인공은 "여름에는 1000개 이상을 먹기도 한다"고 고백해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었다.

'안녕하세요'에 소개된 쉽게 믿기 힘든 사연.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난다. 지난 2012년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얼음 킬러녀'가 출연해 이와 흡사한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얼음 킬러녀'는 하루 10,000cc의 얼음을 먹는 화성인으로 소개됐다. 심지어 모든 음식을 얼려먹는다고 전해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유사성은 사연 뿐이 아니다. 주인공의 이색 식성을 체험하는 모습도 '화성인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했다. 이날 '안녕하세요' MC와 게스트들은 상추쌈에 얼음을 넣어 먹었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도 있었고, 일부는 비린내가 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과거 '화성인 바이러스'의 MC들이 '매운맛녀', '신맛녀' 등이 내놓은 음식을 먹으머 눈물 콧물을 짜냈던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안녕하세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말 못한 고민 등 소통 부재로 인한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어보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0년 첫방송 이후 어느덧 햇수로 5년이 된 탓일까. 언제부터인가 자극적인 식성을 가진 사연이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고민이 이어지며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점점 '화성인 바이러스'를 닮아가고 있다. 시청자들이 '안녕하세요'에서 보고 싶은 건 화성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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