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통위, 금리 동결 유력…소수의견 나올까?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총재. <자료사진
한국은행은 17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2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행 2%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채권 관련 종사자 114명 가운데 91.2%가 이번 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았다.

◇ 동결이 유력한 배경

경기회복 둔화로 EU, 중국에 이어 호주 등 세계 18개 국가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오늘 금통위에서 앞도적으로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것은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가계 부채는 은행에서만 37조3천억원 이 증가했다. 2012년 20조9000억 원, 2013년 23조3000억 원에 비해 증가세가 확연히 두드러진다.

1천조를 훌쩍 넘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인하는 뇌관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이주열 한은총재가 지난달 22일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커져 금융안정 리스크도 높아졌다'고 언급한 것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가계부채가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들이 통화완화정책을 취하는 상황에서 환율방어 차원에서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한은은 금리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 않고, 또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본다.


실제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급변했을 때 물가나 경기 쪽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금리 정책을 하는 것이지 환율 수준을 타겟팅(표적) 해서 금리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환율 방어를 목표로 금리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도 금리인하를 제한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자본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이미 두 차례 금리인하로 사상 최저인 2%까지 기쥰금리가 떨어져 있고, 경기부양 측면에서도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되고 있다.

◇ 소수 의견 나올까?

이날 금통위는 금리조정보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만장일치를 이룰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금리인하 이후 6명의 금통위원들은 석달 연속 만장일치 의견으로 금리를 동결해 왔다.

그러나 이번 달에는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들어 EU, 중국, 호주는 물론 인도, 싱가포르 등 상당수 신흥국들도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 등의 통화완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들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금도 원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통화전쟁에 대응해 우리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기대만큼 효과가 커지 않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더 인하해야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부 위원들이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할 수도 있다.

만약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추가 인하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금리 논쟁은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그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질지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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