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초반의 극심했던 부진 탓에 FC서울은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조별예선이 아닌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다른 팀에 비해 2주 이상 일찍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리그 우승을 다툴 다른 팀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선수단의 변화는 없다. 대신 철저한 내부단속으로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대신 지난 시즌 다소 수비적인 축구에서 벗어나 과거 서울의 전매특허였던 ‘무공해축구’를 다시 한 번 선보이기 위해 비시즌에 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 베트남 프로축구 준우승팀인 하노이 T&T와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출발이 중요한 시즌의 첫 경기”라며 “지난 시즌 초반 부진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경기를 하게 됐는데 반드시 출발을 잘해서 한 시즌을 산뜻한 기분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지난해 약간은 실리적인 축구를 했다면 올해는 FC서울만의 무공해축구를 되찾기 위해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린 것이 사실”이라며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 만큼 나 역시 신나게 달려왔다. 내일 경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차두리 역시 “선수들 모두가 시즌 첫 경기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올해도 조별예선부터 8강, 4강 이상까지 가는 큰 꿈을 갖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과 비교해 하노이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한 수 아래의 팀이다. 하지만 판탄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최근 5시즌 동안 하노이는 두 차례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나머지 3시즌은 준우승했다.
여기에 하노이는 최근 2시즌 연속 리그 득점왕을 배출했을 정도로 뛰어난 화력도 강점이다. 나이지리아 출신 귀화선수 호앙 브 삼손와 아르헨티나 출신 곤살로 마론클레가 2013년 공동 득점왕에 올랐고, 삼손은 2014년 다시 한 번 베트남리그 득점왕을 차지해 2년 연속 베트남 최고의 골잡이로 맹위를 떨쳤다. 둘은 각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포르투(포르투갈)에 입단해 성공하지 못했지만 베트남에서는 최고의 골잡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우리가 날씨나 여러 상황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상대 팀의 공격수들의 개인 능력이 탁월하다. 순간적으로 수비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 우리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축구가 급성장하고 있는데 하노이 T&T 역시 그 안에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하노이의 판탄흥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처음인 데다 원정 경기를 치르는 만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면서 “인터넷과 동영상을 통해 서울이 국내·외 선수가 모두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점을 확인했다. 날씨까지 추워 우리 선수들이 경기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