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왜이래'는 이 시대의 자식바보 차순봉(유동근) 씨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소송'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본 드라마다.
4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가족끼리 왜이래'는 지난해 8월 첫방송을 시작으로 방영 기간 내내 수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비록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지금도 뇌를 스치는 장면들이 생생하다.
제작진과 배우들이 CBS노컷뉴스를 통해 전한 '가족끼리 왜이래'의 명장면, 명대사를 모아봤다.
# "해가 빨리 뜨면 그만큼 빨리지는 법이란다." (16회 中)
달봉(박형식)은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며 아버지 순봉(유동근)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는다.
순봉은 청춘의 쓴맛을 보고 있는 달봉에게 "아들아. 일찍 해가 지면 그만큼 그늘도 빨리지는 거고. 빨리 잘된다고 그 인생이 끝까지 좋다는 법도 없다. 더디 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러니 울지 마라. 아픈 것도 다 청춘이라더라"고 위로한다.
서강준은 "마치 20대 사회초년생인 나에게 위로의 말을 해주는 것 같아 크게 와 닿았던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37회 中)
효진은 눈물을 쏟으며 "나만 사랑하는 거잖아요. 나만 좋아하고, 나만 전전긍긍하고, 맨날 나만 전화하고, 나만 기다리고, 강재 씨는 나한테 관심도 없고, 맨날 맨날 딴 생각만 하고, 맨날 나만. 맨날 맨날 나만…"이라고 한탄한다.
슬프게 눈물을 흘리는 효진을 따뜻하게 안아준 강재는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라며 진심이 담긴 사과를 전한다.
손담비는 "두 사람의 오해가 풀리고, 효진이에 대한 강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어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 "아버지, 오빠, 가장으로 살았어도 차순봉답게 살아본 적 없다!" (25회 中)
순봉은 불효소송을 낸 후 철부지 삼남매와 대립각을 세운다. 과거 자식들의 행동을 꼬집으며 방문을 닫고 소통을 거부하기에 이르자 동생 차순금(양희경)은 "오빠답지 않게 왜 이러느냐"고 중재한다. 이에 순봉은 "여태껏 나답게 살아본 적 별로 없다. 아빠답게 가장답게 살아왔어도 나답게 차순봉답게 살아본 적 별로 없다. 오늘부로 이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여기가 내 집이다. 찍소리도 하지마라"며 발끈한다.
윤박은 "한 인간, 남자로서의 힘듦과 고난, 외로움 같은 것들이 담겨있던 장면"이라면서 "어찌 보면 아버지가 점점 가족의 곁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더 슬프고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 "강심아 예뻐서 고맙고, 입덧도 고맙고…" (47회 中)
순봉은 강심을 붙잡고 "너희 결혼식 올려. 우리 노처녀 차강심이 시집가는구나. 우리 예쁜 딸 고맙다. 예뻐서 고맙고, 시집가줘서 고맙고, 그리고 입덧도 고맙고"라고 말한다. 아버지의 진심 어린 말에 강심이 눈시울을 붉히고, 순봉은 이어 가족들 모두에게 뼈있는 조언을 건넨다.
김현주는 "촬영 당시 긴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했었다"면서 "그게 마치 유언처럼 느껴졌고, 나뿐 아니라 배우, 스태프들 모두가 울음바다가 됐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 "추억이 뭐 별건가. 사는 게 다 추억인 거지" (43회 中)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는 '가족끼리 왜이래'의 김정규 프로듀서는 "잔잔하게 심금을 울리면서도 보는 이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 "모두가 명장면"
차 씨 집안의 철없는 막내아들에서 효자로 거듭난 차달봉을 연기한 박형식은 명장면 명대사를 따로 꼽지 않았다. 박형식은 "나에게는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명장면 명대사였다. 그렇기에 시청률 40%를 넘는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깨달았다. 다시 한 번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들,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