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실내와 실외 온도가 30도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겨울은 혈압이 높은 이들에게 심근경색,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에, 특히 추운 겨울날 아침에 혈압으로 인한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혈압 관리는 항상 이뤄져야 하지만 겨울에 특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CBS 라디오 팟캐스트 <변춘애의 건강 솔까말 - 속설의 속살>이 비에비스 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원장과 함께, 혈압 관리를 위해 버려야 할 속설들을 짚어봤다.
1. 혈압약은 ‘정력 감퇴’ 등 부작용이 많다?(×)
혈압약이 정력을 감퇴시키고, 발기부전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있는데, 잘못된 속설이다. 이보다는 ‘고혈압으로 성관계 중에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오히려 더 크게 작용한다. 위장장애가 생긴다는 오해도 마찬가지다. 속이 좋지 않으면 혹시 다른 문제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일부 이뇨제가 콩팥을 나쁘게 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혈압약에 비해 고혈압 자체가 콩팥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크다. 물론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콩팥의 여과장치인 사구체 혈관벽이 손상될 수 있는데, 의사의 약 처방 관리가 있다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2. 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 이런 오해 때문에 혈압약 복용을 미루는 사람이 많다. ▶치료 전 고혈압이 경증(수축기 140~159/확장기90~99mmHg)이고 ▶1년 이상 혈압이 양호하며 ▶고혈압으로 심장·신장 등 장기 손상이 없는 상태이고 ▶고혈압 외 위험인자가 없으며 ▶적절한 생활습관(염분 제한·비만 개선·규칙적 운동·음주제한·금연 등)이 이뤄지고 있다면, 약을 끊거나 줄일 수 있다. 물론 혈압이 낮아졌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혈압약은 장기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 혈압이 높으면 뒷머리가 아프면서 쓰러진다?(×)
머리가 아픈 것은 혈압 탓이 아니다. 고혈압으로 쓰러질 때는, 쓰러지는 순간까지 증상이 없다가 한꺼번에 온몸의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게 된다.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이 긴장되고 뻗뻗해지면서 뒷머리 통증이 오기도 하는데, 통증의 원인이 혈압은 아니다.
4. 혈압이 높으면 커피를 절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
커피가 잘 안 맞는 사람은 조금만 마셔도 밤에 잠을 못자고 두근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혈압과는 무관하다. 커피는 혈압을 살짝 올리지만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커피에 대한 많은 연구를 보면 골다공증 만 좀 나빠진다는 것 외에는 네거티브가 별로 없다.
5. 고혈압 환자는 매운 음식도 피해야 한다?(×)
매운 음식 속의 캡사이신이 혈압을 약간 높일 수는 있어도 문제가 될 만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짠 음식은 피해야 하지만 매운 음식까지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
6.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수축기 혈압을 기준으로 140보다 높으면 고혈압, 90보다 낮으면 저혈압이라고 한다. 사고나 위급한 상황에서 피를 많이 흘렸을 때나 수술을 할 때에는 낮은 혈압이 위험하지만, 그 외에는 저혈압은 위해요인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사망률이 높지 않거나, 정상 혈압보다 10년 정도 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다출혈로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체질적인 저혈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7. 저혈압이 나이가 들면 고혈압으로 바뀐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혈압이 높아진다. 하지만 저혈압이 그대로 고혈압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틀린 속설이다. 혈압은 하루에도 수없이 변한다. 수면 중에 가장 낮고, 낮에는 오르며 오후에는 약간 내려간다. 당연히 나이와도 비례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최고 혈압은 80, 6세 전후엔 100, 20세 땐 120 정도가 된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딱딱해져 60대엔 대부분 고혈압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은 저혈압이 고혈압으로 전환된다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겨울철 요주의 건강 항목인 ‘혈압’ 관리를 위해 꼭 버려야 할 7가지 속설을 짚어봤다. 그렇다면, 혈압 관리를 위해 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팁은 없을까? [속설의 속살]은 긴요한 한가지 정보를 제시한다.
8. 발가락을 움직이거나 발바닥을 자극하면 혈압이 떨어진다?(○)
발은 제2의 심장이다. 발을 움직이고 발바닥을 순환시키면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면에서 걷기를 잘하면 심장을 튼튼하게 만든다.
CBS 라디오 팟캐스트 <변춘애의 건강 솔까말>은 차마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 방송 뒷담화까지도 솔직하게 해보는 콘텐츠로, 지금은 '속설의 속살'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http://cbspodcast.com/podcast/sol/sol.xml)에서 직접 청취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