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甲질이 뭐길래? 손호준 '겹치기 출연'의 전말

"억울한 겹치기 알아도 문제제기 못해…방송사가 편성 시간 조절해줘야"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인 배우 손호준. (사진=황진환 기자)
배우 손호준이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번 불거진 겹치기 논란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가 지난 12일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의 출연을 결정한 것이 발단이었다.

여기에 같은 날 SBS 안판석 PD가 드라마 조연들의 겹치기 출연에 대해 '좋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 묘하게 맞물려 손호준을 향해 눈총이 쏟아졌다.

비록 드라마는 아니지만 손호준은 앞서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인 tvN '삼시세끼-어촌편'(이하 '삼시세끼')과 SBS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이하 '정글의 법칙')에 모두 등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손호준 측 관계자는 13일 이에 대해 "당시 '정글의 법칙' 편성이 1~2주 정도 뒤로 밀렸다. '삼시세끼'와 겹치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방송 시점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나영석 PD로부터 사과를 받았던 SBS 측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SBS 관계자는 "저희는 방송이 계속 나가고 있는 상태였고 그대로 내보냈을 뿐"이라면서 "손호준 씨도 사과를 했고, 방송사들도 협의 하에 다 정리가 된 이야기다. 답해드릴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과연 논란은 손호준 홀로 감당해야 할 무게일까. 10년 넘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해온 관계자의 이야기는 달랐다.

그는 해당 사안에 대해 '손호준에게는 억울한 사안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겹치기 출연이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연예인이지만 편성에 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은 출연 여부만 결정할 수 있지 이후의 일에는 관여할 수 없다. 그건 방송사 소관이다. '정글의 법칙' 촬영이 지난해 11월이었고, '삼시세끼'는 최근이다. 손호준으로서는 겹치기가 될 줄 몰랐을 것이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편성권한이 방송사에게 있는만큼 책임 역시 방송사에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드라마와 달리 촬영분에 대한 방송 시기를 알기 힘들다.

방송 시기를 알고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것과 서로 다른 시기에 촬영한 부분이 우연히 겹치는 것은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이전에 촬영한 것을 출연 연예인이 인기가 많아지면 가져다 쓰는 일이 많다. 방송사들이 이후 연예인의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방송시기를 조절해야 됐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중간에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연예인과 소속사는 언제나 '을'이다. 손호준처럼 이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징 스타라면 더욱 그렇다.

다행히도 새로 시작하는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와 '삼시세끼'의 방송 시간대는 겹치지 않는다. 전자는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가 끝나는 4월 초 이후에 방송을 시작하고, 후자는 4월이 되기 훨씬 전에 종영한다. 결국 남은 것은 '겹치기 논란'에 멍든 손호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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