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삼성-KGC, 끝까지 뛰어야 할 이유

'관중석은 많이 비었지만' KGC 오세근(41번)이 12일 삼성과 원정에서 상대 찰스 가르시아(왼쪽)와 이동준과 리바운드를 경합하고 있다.(잠실=KBL)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안양 KGC인삼공사의 시즌 6차전이 열린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최하위 삼성과 8위 KGC의 하위권 대결이었다.


사실상 플레이오프(PO) 진출이 무산된 두 팀이다. 삼성은 전날까지 9승36패, 간신히 승률 2할 고지를 사수하고 있다. 18승27패, 승률 4할인 KGC는 PO 마지노선인 5할 승률을 위해서는 6라운드 9경기를 전승해야 할 상황. 가능성은 있지만 지극히 낮다.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 있는 두 팀이다. 그러나 경기 전 양 사령탑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상민 삼성 감독은 "신인왕에 도전하는 김준일을 비롯해 선수들에게 목표 의식을 가지라고 얘기했다"면서 "단순히 개인 성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이 감독은 "경기 기록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갖고 하라고 했지만 꼭 득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면서 이 감독은 "팀을 위해 리바운드를 몇 개 하겠다 이런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에게도 통역을 통해 '앞날을 위해 남은 기간 안주하지 말고 뭔가 발전을 하고 나가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동남 KGC 감독대행도 마찬가지다. 이 대행은 "마지막 6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에게 강조한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우리 팀에는 이름값이 있고, 잘 생긴 선수들이 많다"면서 이 대행은 "그러나 오후 7시 경기를 위해 저녁을 거르는 등 굳이 시간을 내서 찾아오는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트는 물론 TV를 통해 경기를 보는 팬심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행은 "단순히 이기고 지느냐가 아니라 공을 따내기 위해 몸을 날리는 열정을 보고 팬들이 기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이겨내고' KGC 이정현이 12일 삼성과 원정에서 볼을 다투다 넘어진 동료 오세근을 일으켜주고 있다.(잠실=KBL)
하위권 대결인 만큼 이날 경기장에는 팬들이 많지 않았다. 간신히 3000명을 넘겼다. 올 시즌 삼성의 홈 경기 중 세 번째로 적은 숫자(3043명)였다.

경기 내용도 썩 좋지 않았다. 전반 29-21, KGC의 리드였지만 야투율이 34%에 머물렀고, 삼성은 고작 23%였다. 삼성 키스 클랜턴은 자유투가 림에도 맞지 않는 에어볼이 전, 후반 1번씩이나 나왔다. 경기 자체는 졸전에 가까웠다.

하지만 승부 자체는 뜨거웠다. 삼성이 3쿼터 19-13으로 앞서는 등 나름 분전하면서 40-42로 따라붙으며 불이 붙었다. 팬들은 숱한 슛 실패에도 득점이 성공되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상대적으로 적은 KGC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2점 차 접전이던 4쿼터 2분께는 두 팀 선수들이 잇따라 루즈볼 상황에서 공을 잡으려 몸을 던졌다. 4쿼터 중반까지 시소 게임이 펼쳐져 모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이와 함께 팬들은 작전 타임에서 진행된 키스 타임도 즐겼다.

결국 승부는 막판 리바운드와 결정력에서 앞선 KGC의 59-52 승리였다. 전, 현 국가대표 듀오 강병현(3점 2도움)과 오세근(13점 7리바운드)이 종료 1분14초 전 그림같은 패스와 골밑슛으로 58-52로 앞선 득점을 합작, 쐐기를 박았다. KGC는 2연승, 삼성은 2연패로 희비가 갈렸다.

그러나 두 팀 팬들은 승패를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루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뛰어야 할 이유다. 경기 후 KGC 이정현(10점 6리바운드 6도움)은 "6강 PO가 많이 어렵지만 프로 선수"라면서 "6강(탈락)이 확정된다 해도 경기를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많은 승수를 쌓겠다"고 다짐했다.

창원 LG는 부산 케이티와 원정에서 접전 끝에 85-80으로 이겼다. 25승21패로 고양 오리온스와 공동 4위를 이뤘다. 케이티는 4연패에 빠져 6위 인천 전자랜드와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져 PO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전창진 감독은 막판 전태풍(17점)이 상대 문태종(16점)과 부딪히면서 레이업슛을 실패한 상황에서 반칙이 불리지 않았다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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