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 페달 밟던 새누리당 '16일처리' 선회…왜?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가운데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2일 최고위원회의와 오전, 오후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면서 이완구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려던 새누리당이 갑자기 본회의 일정을 16일로 미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태도는 강경했다.

오후 1시 40분, 오전에 이어 2차 의원총회를 열어 강행처리가 불가피하다고 의결하고 서둘러 회의를 마친뒤 소속 의원들을 본회의장에 집결시켰다.

또 한선교 청문특위 위원장은 1시 50분쯤 특위를 열어 새누리당측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청문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 시간쯤에는 해외출장중이던 최경환 부총리가 서둘러 귀국해 본회의 참석을 위해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외 출장중인 각료들까지 불러들일 만큼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이날 이완구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목을 맸다는 뜻이다.

그러나 의사봉을 쥐어야 하는 정의화 의장이 이날 새누리당만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버티면서 상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대표, 원내수석과 정의화 의장이 5자 협의를 가진 끝에 오후 5시쯤 이날 본회의를 고스란히 16일 오후 2시로 안건과 함께 옮기는데 합의했다.

다만 16일 본회의에 야당이 참여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 부대표는 "그날 아침 의원총회를 열어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본회의에 참석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 개의 문을 열어 뒀다.

야당으로서는 16일 본회의에 참석하거나 하지 않거나 간에 시간을 나흘 더 벌어 두게 됐고 이 기간 동안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날 본회의 처리를 강행함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정국 경색을 일단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야당은 청문특위에서 이완구 총리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가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뒤 2월 임시국회의 남은 법안들이나 4월 임시국회에도 협조할 수 없다며 엄포를 놨었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안 발표직후 조해진 원내수석이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도 여야 관계나 국회를 원만하게 풀어가기 위한 야당 원내 지도부의 고민 등을 감안해 그렇게 합의했다"고 설명한 것이 그 속내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다 새로 출범한 유승민-조해진 체제의 첫 작품이 '날치기'나 '단독처리'냐는 야당의 비아냥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6일 본회의에 만일 야당이 불참하게 되더라도 정의화 의장으로서는 이날 합의에 따라 의사봉을 잡지 않을 수 없어 새누리당으로서는 부담을 조금 덜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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