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부실 회사 매입하려고 수익률까지 조작

하베스트.자회사 매입 과정서 내부수익률 5%→8.3%로 수정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의 자회사 날(NARL.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내부수익률을 조작해 억지로 끼워맞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열린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은 "1조원을 투자해놓고 단 900억원에 팔아 국민적 공분을 하게 한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실패사례인 날의 내부수익률(IRR)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석유공사 내부 자료를 보면, 석유공사는 2009년 10월 26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고 하베스트와 자회사 날 인수에 따른 '해외 석유회사 자산매입 변경안'을 의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날을 포함한 하베스트의 내부수익률은 5.0%였고, 이는 공사의 내부기준인 8%에 못미치는 숫자였다.


이 때문에 당시 공사의 손모 재무처장은 "회사규정상 내부수익률이 8% 이상이어야 가이드라인이 맞다"고 지적했다.

다음날인 27일에 경영위원회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수익률이 8.3%로 조정됐고 안건을 별탈없이 통과했다.

안건작성 담당자였던 김모 M&A팀장은 2012년 4월 감사원 감사 시 확인서에서 "시차도 적응안된 상태에서 일주일 안에 이사회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시를 받아 급하게 작성하다 보니 IRR까지 신경쓰지 못했는데, 재무처장이 내부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원안통과하고 난 다음에도 많이 걱정됐다. 그런데 신모 신규사업처장이 '총투자액과 총현금흐름액을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봐라'고 작성지시를 받고 경영위원회 때에는 8.3%로 IRR을 맞출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박완주 의원은 "수익률 규정에 맞추기 위하여 일종의 조작을 한 것이 아니고서는 단 하루만에 3.3%p의 수치가 조정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서문규 사장은 "하루만에 3.3%나 조정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투자결정할 수 없는 규정에 위반된 수익률을 조작까지 해서 이사회 눈을 속이고 계약하더니, 결국은 헐값에 매각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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