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9천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부족. 바닥을 보이다가 이제는 마이너스로 연명하는 나라 곳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예산 상으로는 세금 수입이 작년 예산 대비 5조1천억원 더 들어오는 걸로 편성이 돼 있어서, 산술적으로는 작년 세수결손치를 합쳐서 무려 16조원의 세금이 더 들어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세수 목표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노형욱 재정업무관리관은 "지난해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올해 경제에 하방 위험이 있지만 유가 하락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올해 세수 목표를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세수 전망은 사실 단 한번도 적중한 적이 없었다. 작년에도 기재부는 "대규모 세수결손은 없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결국 사상 최대 세수펑크로 마무리 됐다.
◇ 매번 틀리는 정부 세수전망…올해도 세수펑크 피하기 힘들 듯
사실 세수가 5조원 더 걷히려면 세수탄성치를 감안할 때 실질성장률 또는 디플레이터(물가)가 2.5% 더 올라야 한다. 그런데 올해 정부가 목표한 성장률은 3.8%로 작년보다 0.4%p 더 높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 목표 성장률조차도 올해 예산편성 당시 전망치 4%에 못 미친다.
그렇다고 물가상승률을 3%대까지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더 어렵다. 결국 올해도 세수펑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남대 세무학과 안창남 교수는 "올해 법인세수를 좌우하는 지난해 법인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올해도 경제가 크게 활황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2014년 수준의 10조원대 세수부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올해 3조4천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올해도 부정적인 세수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작년에 세수결손은 28조원의 적자국채로 메웠다. 대규모 세수결손에도 총세입에서 세출과 이월분을 뺀 세계잉여금이 8천억원 적자에 그친 이유다. 하지만 미래세대에 부담이 되는 빚으로 세수 부족을 메꾸는 상황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 논리로 증세 논의를 눌렀지만, 세금부족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증세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곧 닥칠 것으로 보인다.